1983년 '소피의 선택' 이후 29년 만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아카데미의 살아있는 전설 메릴 스트립이 다시 한 번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았다.

영화 '철의 여인'에서 마가렛 대처 역을 연기한 메릴 스트립은 27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트립은 이번까지 총 17번 아카데미 후보에 이름을 올려 역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여우조연상 수상, 1983년 '소피의 선택'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지금까지 무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수상에 앞서 제69회 골든글로브, 제62회 베를린영화제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그 어느 해보다 수상시 유력시됐고, 예상대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29년 만에 다시 들어올렸다.

스트립은 "제 이름을 불렀을 때 미국 전체가 '이럴수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뒤 "우선 남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맨 마지막에 하면 음악이 나와서 그 전에 먼저 감사드리려고 한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그녀는 "37년 전 미국에서 처음 연극했을 때 스타일리스트를 만났고, 지금까지 일을 해오고 있다"며 "그와 함께 했던 첫 영화가 '소피의 선택'이다. 그리고 30년 후 그와 함께 한 작품으로 또 다시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다시는 이곳에서 수상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며 가족은 물론 동료 배우들까지 이름을 호명했다.

'철의 여인'은 1979년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올라 강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11년간 최장기 재임기록을 남긴 마가렛 대처의 삶을 최초로 그려낸 영화. 스트립은 대처의 목소리와 억양을 연구했을 뿐만 아니라 외모적으로도 완벽한 일치를 이뤄냈다.

'헬프'의 비올라 데이비스, 미국의 섹스 심볼 마릴린 먼로를 재현한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의 미셸 윌리엄스,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루니 라마, '앨버트 놉스' 글렌 클로즈 등 후보에 오른 여배우들은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한편, 현재 국내 상영 중인 '철의 여인'이 아카데미의 후광을 누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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