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스크린 복귀, 이다해 고사로 캐스팅 행운

"행운의 우여곡절이다."

배우 김소연이 1997년 영화 '체인지' 이후 무려 15년 만에 '가비'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다시 스크린을 찾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당초 김소연이 맡은 따나 역은 이다해 차지였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영화 제작이 잠시 주춤했고 그 결과 이다해에서 김소연으로 여주인공이 바뀌었다.

김소연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여곡절이 없었다면 지금도 영화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운이 좋았던 한 해였고, 저로선 행운의 우여곡절이었다"고 기뻐했다.

고등학교 시절 '체인지'에 출연한 후 시나리오가 제법 들어왔다. 하지만 당시엔 '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스크린에서 잊혀졌고 다시 돌아오기까지 15년이 걸렸다.

김소연은 "'체인지' 이후 들어왔던 작품들은 제가 생각했던 게 아니었다. 노출도 있었고, 표현하기에 벅찬 것도 많았다"며 "이후 드라마에 주력하다 보니 제 또래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왕성하게 하더라. 특히 이병헌 수애 주연의 '그 해 여름'을 보고 나서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부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금은 정말 매력적이고, 연기하고 싶은 역할이라면 노출이 있다해도 포기하진 않을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우여곡절 끝에 거머쥔 따냐 역은 원작인 김탁환 작가의 '노서아 가비'를 읽으면서 그녀가 마음 속에 품었던 인물이다. 그녀는 "우연히 원작을 읽고, 따냐의 캐스팅이 궁금하던 찰나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 최초 바리스타'란 타이틀로 이다해씨가 캐스팅됐다는 기사를 접했다. 정말 부러웠다"고 기억했다.

또 "'닥터챔프' 끝나고 다른 작품을 알아보던 중 하차 소식을 듣게 됐다"며 "드라마 같았으면 직접 전화를 했을 텐데 '가비'의 빈자리는 감히 탐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시나리오가 왔다는 전화를 받게 된 것"이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오랜만에 영화 현장을 찾은 김소연. 잘해보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했던 첫 촬영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정도다. 그녀는 "첫날 테스트 촬영 겸 간단한 신을 찍었다. 그런데 따냐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지 단순히 걷는 장면인데 로보트가 걸어오는 것 같더라. 제 모습이 정말 밉더라"고 돌아봤다.

첫 사극이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소연은 "말이 빠른편이고, 하이톤이다. 톤을 잡느라고 대사 한 마디를 3일 동안 찍기도 했다"며 "또 인사할 때도 웨이브를 탄다고 하더라. 창피한 일이지만 단순히 인사하는 장면도 몇 번을 다시 갔다"고 털어놨다.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를 연기한 만큼 커피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엔 단순히 즐기는 음료였다면 지금은 자신의 한 부분이다.

"지금 저한테 커피는 연기 같다. 저는 아침에 내린 커피를 저녁에 마시는데 그때 커피가 더 맛있고, 깊다. 연기도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다. 작년 또는 재작년에 했다면 지금 같은 따냐를 못했을 것 같다. 멀기만 했던 존재였는데 가까운 존재로 만들어줬다. 따냐도 저한테 안 올 것 같았는데 와주지 않았나. 큰 자산을 얻었고, 평생 갈 것 같다."

최근 등을 훤히 드러낸 포스터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홍보를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에 그녀는 "포스터 찍는 날 저 역시도 '이래도 되나요'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며 "가편집본을 보고 나니 그 모습이 따냐더라. 영화를 보기 전과 본 후, 분명 다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5일 개봉.<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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