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제주공항 국제선 24시간 개방, 대안은 없나

▲ 제주공항의 항공수요가 급증하면서 공항 24시간 운영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인근지역 주민들의 소음피해 대책이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공항 항공수요 급증 등 도민 상당수 공감
주민설득 대안 힘들어…실제 추진엔 진통 예상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 증가에 따라 급증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공항이 야간에도 항공기들이 운행할 수 있도록 공항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항 주변 지역주민들이 소음피해 등을 이유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실제 추진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소음 피해 해소를 전제로 한 제주공항 운영시간 연장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시간 공항 추진 바람직

제주국제공항 이용 여객수는 △2006년 1195만명 △2007년 1215만명 △2008년 1244만명 △2009년 1364만명 △2010년 1572만명 △2011년 1720만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제주공항 여객수요는 정부의 2015년 예측치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정부의 예상보다 제주공항 포화시기가 훨씬 빨라질 것이란 지적이다.

국토연구원도 제주공항의 항공 수요를 △2015년 1790만명 △2020년 2060만명 △2025년 2330만명 △2030년 2630만명으로 추정하고 제주공항 포화시기를 2019~2020년으로 전망, 정부 계획보다 7~8년 앞당겨질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관광중심의 산업구조로 '항공 교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만큼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신공항 건설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건설에 10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제주도가 항공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제주공항 국제선 운영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도민들 상당수도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 설득이 최대 과제

제주공항 국제선 운영시간 연장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문제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공항 주변 주민들에 대한 소음피해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 제주공항 주변 지역주민들은 24시간 개방 운영에 반발하고 나섰다. 야간시간대에 항공기를 운항할 경우 수면장애 등 일상생활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주민들은 야간시간대 소음피해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을 경우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부산지방항공청에 고시된 소음피해지역은 용담2·3동과 외도·도평·내도동, 이호1·2동, 도두1·2동, 애월읍 하귀리로 총 4919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소음피해를 체감하고 있는 가수는 훨씬 많아 재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관계 법령에 따라 공항소음피해 대책 사업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지역 주민 요구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하고 있어, 지자체 차원의 추가 지원과 주민 직접지원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주 대책 등  지역 주민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는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상무 이호동 소음대책위원장은 "관계 법령에 의해 방음창과 냉방 시설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설치 가구수는 많지 않다"며 "공공 시설 확충 방안 등이 아닌 주민에게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주민과의 대화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영률 도두동 소음대책위원회 자문위원도 "국제선 24시간 개방 운영을 추진할 경우 지역 주민들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며 "야간 항공기 운항은 수면 장애 등 전반적 생활에 피해를 줄 것으로, 주민들을 설득할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추진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시간 공항 주민합의 전제돼야

도민 상당수는 제주공항 24시간 운영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민일보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미래리서치가 지난 1월 도내 각계각층 인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지역 현안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국제선 운영을 위한 24시간 운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3.5%가 '매우 필요함'이라고 답했다. 또한 '조금 필요함'이란 응답도 24.5%를 차지, 국제선 24시간 운영에 대한 도민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와 제주도의 소음피해 대책 마련을 전제한 것으로 현금 보상 등의 재정지원, 방음시설 확충, 이주 등의 대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소음 피해 대책을 추가적으로 마련, 주민 합의 아래 제주공항 24시간 개방 운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제주공항 운영 시간 연장 방안은 현재 검토 중인 사항"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새롭게 구성된 대책협의회 운영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혜아 기자.

"지역주민 설득 방안 마련 우선돼야"
●인터뷰/현상무 이호동 소음피해대책위원장

▲ 현상무 이호동 소음피해대책위원장
"주민 직접지원방안, 이주대책 등 지역주민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제주공항 24시간 개방 운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상무 이호동 소음피해대책위원장은 "현재도 항공기 이·착륙 시 공항 소음으로 인해 수면 장애 등 생활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며 "야간에도 항공기가 운항될 경우 주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를 찾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공항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을 하지만 제주도가 24시간 개방 운영을 추진한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에게 불합리한 피해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위원장은 "관계 법령에 의해서 소음피해지역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주민 요구에는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공공시설 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주민 개개인한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1993년부터 항공기 소음이 80웨클 이상인 지역의 가구를 대상으로 방음대책 지원이 실시됐지만 이후 신축 건물에 대해서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여러차례 도에 건의를 했음에도 불구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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