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수 개월 동안 변비에 시달려온 회사원 한송이씨(27)는 화장실을 잘 못가다보니 배가 더 나오는 것만 같아 음식을 잘 먹지 않게 된다고 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한씨는 겨우내 두꺼운 옷에 가려져 있던 묵직한 아랫배가 봄철 얇은 옷에 드러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추운 겨울철에는 활동량도 적고 수분섭취도 줄어들어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져 장 속의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한다. 또한, 연말연시의 잦은 회식은 고단백 위주의 식생활로 이어져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변비가 생기기 쉬워진다. 이렇듯 매년 반복되는 겨울변비를 퇴치하기엔 봄이 제격이다.

봄에 나는 제철 봄나물은 질이 좋은 식이섬유로 구성돼 있어 대장을 말끔히 청소해주고 대장활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변비완화 및 예방에 효과적이다. 봄나물로 입맛도 살리고 겨우내 시달리던 변비도 가볍게 탈출하는 법에 대해 대장항문 전문병원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여성전문의 이정은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변비 예방에 좋은 봄나물

제철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질 좋은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변비와 대장암을 예

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그 중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와 달래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특히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아 영양 손실이 적으므로 변비로 인한 만성피로와 무력감에 도움이 되고, 미나리는 수분함유량이 높아 대장 소장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준다. 그 외에도 버섯, 죽순, 아욱, 두릅, 돌나물 등이 부드럽고 수분함유량이 높은 식이섬유로 손꼽힌다.

그러나 봄나물의 섭취가 모든 경우에 좋은 것은 아니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는 불용성으로 나뉘는데, 변비에 좋은 것은 반수용성 식이섬유로 자신의 무게보다 40배나 많은 물을 흡수해 변을 부드럽게 해 배변활동을 돕는다. 비수용성 섬유질도 대변의 부피를 늘리는 작용을 해서 장운동을 도와 변비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과다한 섭취 시 가스 형성이 많아져 오히려 복부 팽만감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섭취량을 점차적으로 늘리고 본인에게 맞는 식이섬유 식품을 찾는 것이 위장관 불편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말린 쑥이나 말린 고사리는 식이섬유 입자가 거칠어져 위장을 자극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변비가 있다면 말린 봄나물보다는 갓 수확한 신선한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 풍부한 음식 섭취 땐 물도 충분히 마셔야 효과

양질의 식이섬유를 가진 제철 봄나물에 현미, 보리 등으로 지은 잡곡밥과 충분한 물까지 같이 섭취한다면 변비를 탈출하는데 효과만점이다. 현미밥과 보리밥은 백미밥보다 7배가 넘는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고, 그 외에도 율무, 귀리 등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같이 넣어 먹으면 좋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했다고 해서 무조건 장운동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식이섬유는 그 자체로서 장운동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 들어온 수분을 흡수함으로써 변의 양을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식이섬유 섭취량만 늘리고 물은 마시지 않는다면 오히려 변이 딱딱해져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더라도 충분한 수분 섭취가 꼭 필요하다.

한솔병원 이정은 과장은 "하루 식이섬유 권장량인 25~30g을 섭취한다고 하면 물은 1.5~2ℓ, 즉 7잔 정도를 마셔주어야 변비에 도움이 된다"며, "입자가 거친 섬유소는 오히려 소화불량의 원인이 되므로 부드러운 섬유질을 골라 신선한 상태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1. 밥은 백미보다는 잡곡밥으로 먹는다.

2. 뿌리채소를 이용한 음식을 자주 먹는다.

3. 해조류와 버섯류 반찬을 즐겨 먹는다.

4. 과일이나 야채는 즙을 내 먹기보다 껍질째 그대로 먹는다.

5. 인스턴트 식품은 가능한 한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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