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주년 제주4·3희생자 위령제 전야제
2일 도문예회관대극장서 역사 고리 이어

 

“제주도의 아름다운 신혼여행지는 모두/우리가 묵념해야할 학살의 장소이다/그곳에 핀 노란 유채꽃들은 여전히 아름답다/그러나 그것은 모두 칼날을 물고 잠들어 있다”(이산하 ‘한라산’)

죽비처럼 단단한 시어가 후두둑 쏟아져 내리는 뒤로 처연한 피 냄새 감도는 후끈한 바람이 떠돈다. 그 때다.

2일 늦은 6시30분부터 제주4·3위령제봉행위원회 주최로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에서 열린 64주년 제주 4·3희생자 위령제 전야제는 역사의 수레를 되돌려 진실을 찾으려는 간절한 몸짓 ‘역사 집줄 놓기’로 시작됐다.

‘그해 여름처럼 바람이 분다’주제 아래 역사란 이름 아래 숨겨졌던 아픈 진실과 마주하고 , 그를 지키는 것으로 억울한 희생을 구원하려는 몸짓은 무대를 이승과 저승의 중간 ‘미여지벵뒤’로 만들었다.

2006년 4·3 58주기부터 시작된 전야제는 2009년부터 한편의 대 서사시로 고리를 잇고 있다. ‘시원, 그 봄날을 그리다’ ‘겨울, 봄날을 향한 그리움’ ‘재회, 그해 가을날의 약속’에 이어 올해 ‘365일’이라 약속한 1년 주기를 휘휘 돌았다. 그래도 마침표는 아직 멀었다.

전야제에 이어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64주년 제주4·3희생자위령제가 열린다. 4월 한달 동안 4·3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학술·순례 행사가 열려 그 때를 기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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