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투표자>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판티뤼엔씨

▲ 판티뤼엔씨
"첫 투표, 대한민국 국민이자 제주도민으로써 자부심이 생겨요"

11일 제주시 애월읍 제3투표소인 신엄중학교를 찾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판티뤼엔씨(28·애월읍 구엄리)의 얼굴은 첫 투표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했다.

제주에 온지 9년째인 판티뤼엔씨는 '김은주'라는 한국 이름이 적힌 주민등록증을 꺼내들었다.

판티뤼엔씨는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에는 일이 바빠 투표를 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을 이번 선거에 풀게 됐다"며 부푼 마음을 가지고 투표소에 들어섰다.

하지만 투표소에 들어서자 상기됐던 얼굴은 일순간 굳어졌다. 지역 국회의원 후보를 찍는 하얀색 투표용지와 지지정당을 선택하는 연두색 투표용지를 받아들고는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판티뤼엔씨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알았지만 다른 한 가지는 무엇인지 몰라 당황했다"고 이유를 털어놨다.

또한 "다문화가정은 늘어나는 데 반해 선거관련 이주여성을 배려하는 모습이 없었다"며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들은 후보들의 공약조차도 파악하지 못할때가 많다"고 아쉬움을 꼽았다.

판티뤼엔씨는 "당선자들이 다문화 정책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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