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제주관광 1000만 시대 준비 제대로 되고 있나

매년 되풀이되는 고질적 문제 불구 개선 안돼
안내·친절 등 기본분야부터 체계적 정비 필요

1~3월 관광비수기를 뒤로 하고 이달부터 봄, 여름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관광 성수기에 돌입한다.올 한해 제주도의 목표인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항공좌석난, 숙박난, 각종 관광인프라 확충 등 제주 관광 수용태세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관광객 가파른 증가세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최근 5년간(2007년 542만9000명, 2011년 874만여명) 매해 12.6%씩 성장했다.

특히 2009년 관광객 652만명이 제주를 찾으면서 600만 시장을 돌파한 이후 2010년 757만명, 2011년 874만명 등으로 매년 100만명씩 껑충 뛰어오르는 등 급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2005년 500만명을 돌파하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300~400만명에 정체됐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발전이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30만명에 머무르며 주춤했던 외국인 관광객은 2007년 50만명 돌파를 기점으로 급성장, 2011년에는 104만명에 이르렀다.

특히 중화권 관광객은 2007년 27만8000여명에서 2011년 62만8000여명으로 껑충늘어나는 등 제주관광의 큰 손님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도 전년대비 무려 110%나 증가한 16만9000명으로, 시장 다변화 가능성을 높여줬다.

△상시 수용태세 점검 필요

빠른 속도로 늘어난 관광객에 비해 항공 접근성이나 음식·숙박·교통·안내시설 등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수용태세는 미흡, 1000만 시대 개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 좌석난은 주말, 공휴일, 성수기를 중심으로 매년 반복, 고질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올해 역시 봄 관광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이미 주말 항공권은 예약률이 90%를 상회하고 있다. 이어 공휴일 연휴에 따른 개별관광객 증가, 수학여행단까지 밀려드는 포진한 5·6월, 여름성수기인 7~8월 등의 항공좌석난은 이미 예고되고 있다.

관광객 급증에 반해 도내 숙박시설은 제때 확충되지 않으면서 올해 역시 숙박난이 되풀이되는 것이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1년 현재 도내 관광숙박사업체의 수용능력은 2만9179실이다.

특급호텔인 경우 지난한해 연간 평균 투숙율이 80%이상을 상회했다. 비수기인 1, 2, 3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특급호텔인 경우 4월부터 주중, 주말에 관계없이 평균 90%이상 투숙율을 기록, 사실상 연중 포화상태를 이룬 셈이다.

이렇다보니 여행업계에서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 및 상품개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외국인 관광객인 경우 유치에만 혈안, 관광객을 맞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는 안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관광지의 4개 국어판 설치가 28%에 불과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기본적인 안내시설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질타가 나왔다. 안내체계에서부터 쇼핑인프라 확충, 음식 다양화, 관광통역안내사 등 분야별 수용태세 점검을 통해 양적인 확대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제주관광 여건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표적시장 맞춰 수용태세  개선해야
●전문가 기고/정승훈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정승훈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관광수용태세를 점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는 향후 제주관광의 표적시장 선정이라 할 수 있다.

내국인 관광시장의 경우 주5일 근무제 정착,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 고령화 사회 진전 등으로 가족단위 관광객, 청소년 관광객, 고령자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관광시장의 경우 중국, 일본, 대만 뿐만 아니라 관광시장의 다변화측면에서 무슬림 시장(동남아 국가 포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외국인 관광객 구분없이 단체패키지 관광객보다는 개별관광객(FIT)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외국인 관광시장의 경우 국가별로 세분화된 관광시장에 대한 접근을 통해 관광수용태세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교통 편의성증진 측면에서는 국내·외 주요도시와의 직항노선 확충과 안정적 항공좌석 확보, 대중교통에 외국어지원서비스 강화, 외국어 통역택시(글로벌 택시)에 대한 관리강화, 중장기적으로는 제주권역별 시티투어버스 도입 검토, 장기적으로 신공항 건설 등이 필요하다. 관광시설측면에서는 연령이나 신체적 기능 차이에 관계없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쉬운 시설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기본 가치를 전제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도입에 주목해야한다. 숙박시설의 경우 관광호텔업의 유치 강화, 기존 일반호텔·모텔·여관 등의 브랜드화 방안 마련, 게스트하우스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체계적 육성 등이 필요하다. 안내체계측면에서는 각종 교통·안내표지판의 외국어 표기 점검 강화, 관광정보 문의와 관광객 불편신고 등을 통합한 관광콜센터 운영이 필요하다.

쇼핑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정지역 관광면세특구 도입을 위한 법제도 개선, 재래시장의 쇼핑·관광·문화시설로의 다기능화, 지역 기념품의 명품화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

음식관광 활성화측면에서는 제주의 전통 식생활문화 복원, 장수식단을 활용한 음식관광 활성화, 베지테리언(Vegetarian) 식당과 할랄식당 개설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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