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주파(派)] 13.문화활동가 지금종

가시리신문화공간조성사업 등 이유 3년여 전 표선면 가시리 정착
목축문화마을 이어 생태건축 시도…'이주민'재능 사회적 활용 중요

제주를 멋대로 노닐던 바람도 멈칫 발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할 만큼 구석인 마을에 턱 하니 자리를 잡고 ‘가시리 지씨 1대손’이라며 유쾌해 하는 남자가 있다. 꼬박 4년 전 TV 브라운관에서 총선 후보자로 얼굴을 비췄던 이다. ‘미래구상’ ‘문화연대’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도 만만치 않다. 그런 그가 3년 여전 제주에 왔다. 그가 꿈꾸던 ‘미래’를 찾아 나선 길은 이제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 맨 정도다. 생각보다 속도가 더디기는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격언을 실감하고 있다.

 

# 마을 움직이는 은근한 변화

가시리 마을은 최근 몇 년간 은근한 변화가 진행됐다. ‘서귀포시 표선면’ 안의 작은 마을이던 것에서 신문화공간과 문화학교, 목축문화마을까지 계속해 가능성을 보탰다. 2009년부터 시작된 변화는 마을 여기저기에 긍정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 가운데 지금종 문화활동가(49)가 있다. 지난해까지 만해도 ‘가시리 신문화공간조성사업추진위원회 프로젝트 매니저’란 명함을 썼지만 올해는 그저 평범한 가시리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제주 살이’를 선택하고도 아직까지 주민등록상 주소지까지 옮기지 못한 다수에 반해 지씨는 가시리 정착을 결정하고 바로 주민등록부터 옮겼다. 그래서 ‘가시리 지씨’라는 그의 말에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다.

가시리에서의 지난 시간 동안 지씨가 공을 들인 부분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일방적인 변화 유도 대신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바꿔야할 당위성을 찾도록 하는 것으로 지속성이나 추진력 등 필요 요소들을 채워갔다. 당시 그가 언급했던 ‘복덕방 문화’효과는 지금도 유효하다. 누구든 나서서 앞에 서지는 않지만 누군가 앞서 하면 못 이기는 척 따라하는 신통방통한 흐름을 거스르는 대신 탔다. 그렇게 마을에 묻어가는 동안 제주말도 익숙해졌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도 마실 나가는 어르신들과 눈을 맞추고 툭하고 인사를 던진다. 제주에 살며 배운 ‘삼촌 문화’다.

가시리의 변화는 아직 마을만 아는 수준이다. 하지만 로컬푸드니 호스테라피 같은 새로운 아이템에 익숙해진 정도는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연결된다.

그리고 지금 지씨는 ‘생태건축’이란 새로운 도전에 빠져있다.

20명 정도가 힘을 보태 마련한 땅 위에 단순히 머무는 것 이상의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내고 사회를 위한 일을 하는 거점 공간을 환경오염 없이 자연자원과 에너지를 활용해 만들어낸다는 계획은 이제 제법 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일본에서 활동하는 생태건축 전문가 초청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저에너지·환경·녹색·지속가능한·대안건축의 준공을 알리기도 했다.

 

# 이주민 인정 활용 방안 고민해야

이런 작업들 외에도 지씨는 최근 제주에 정착한 이주민들의 모임을 주선하는 등 소통에 대한 고민을 풀어가고 있다.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진정성’에 대한 생각 차가 오해를 만들고 이것이 서로에 대한 불편한 선입견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지씨는 “섬이라는 특성을 놓고 봤을 때 제주에서는 누구나 ‘이주민’이나 마찬가지”라며 “주민들 입장에서 진짜 마을에 와서 살려는 것인지 태도나 마음가짐을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주는 그런 성향이 강해 종종 오해를 사곤 한다”며 “모든 것이 이런 정보의 부재 때문에 빚어지는 일인 만큼 ‘제주이해교육’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많은 제주 이주민들이 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에 대한 고민도 적잖다. 진짜 제주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역 그것도 마을이 살아야 하고 그런 마을을 찾아 들어오는 이주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 지씨의 생각이다.

지씨는 “이들의 재능을 사회적으로 쓸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안적 숙박업소 활성화를 위한 민박포럼 등 지역의 작은 경제를 효과적으로 꾸려 갈 수 있는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를 멋대로 노닐던 바람도 멈칫 발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할 만큼 구석인 마을에 턱 하니 자리를 잡고 '가시리 지씨 1대손'이라며 유쾌해 하는 남자가 있다. 꼬박 4년 전 TV 브라운관에서 총선 후보자로 얼굴을 비췄던 이다. '미래구상' '문화연대'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도 만만치 않다. 그런 그가 3년 여전 제주에 왔다. 그가 꿈꾸던 '미래'를 찾아 나선 길은 이제 신발 끈을 단단히 조여 맨 정도다. 생각보다 속도가 더디기는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격언을 실감하고 있다.

# 마을 움직이는 은근한 변화
가시리 마을은 최근 몇 년간 은근한 변화가 진행됐다. '서귀포시 표선면' 안의 작은 마을이던 것에서 신문화공간과 문화학교, 목축문화마을까지 계속해 가능성을 보탰다. 2009년부터 시작된 변화는 마을 여기저기에 긍정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 가운데 지금종 문화활동가(49)가 있다. 지난해까지 만해도 '가시리 신문화공간조성사업추진위원회 프로젝트 매니저'란 명함을 썼지만 올해는 그저 평범한 가시리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제주 살이'를 선택하고도 아직까지 주민등록상 주소지까지 옮기지 못한 다수에 반해 지씨는 가시리 정착을 결정하고 바로 주민등록부터 옮겼다. 그래서 '가시리 지씨'라는 그의 말에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다.

가시리에서의 지난 시간 동안 지씨가 공을 들인 부분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일방적인 변화 유도 대신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바꿔야할 당위성을 찾도록 하는 것으로 지속성이나 추진력 등 필요 요소들을 채워갔다.

가시리의 변화는 아직 마을만 아는 수준이다. 하지만 로컬푸드니 호스테라피 같은 새로운 아이템에 익숙해진 정도는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연결된다.

그리고 지금 지씨는 '생태건축'이란 새로운 도전에 빠져있다.

20명 정도가 힘을 보태 마련한 땅 위에 단순히 머무는 것 이상의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아내고 사회를 위한 일을 하는 거점 공간을 환경오염 없이 자연자원과 에너지를 활용해 만들어낸다는 계획은 이제 제법 속도가 붙었다.

# 이주민 인정 활용 방안 고민해야
이런 작업들 외에도 지씨는 최근 제주에 정착한 이주민들의 모임을 주선하는 등 소통에 대한 고민을 풀어가고 있다.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진정성'에 대한 생각 차가 오해를 만들고 이것이 서로에 대한 불편한 선입견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지씨는 "섬이라는 특성을 놓고 봤을 때 제주에서는 누구나 '이주민'이나 마찬가지"라며 "주민들 입장에서 진짜 마을에 와서 살려는 것인지 태도나 마음가짐을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주는 그런 성향이 강해 종종 오해를 사곤 한다"며 "모든 것이 이런 정보의 부재 때문에 빚어지는 일인 만큼 '제주이해교육'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많은 제주 이주민들이 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에 대한 고민도 적잖다. 진짜 제주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역 그것도 마을이 살아야 하고 그런 마을을 찾아 들어오는 이주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 지씨의 생각이다.

지씨는 "이들의 재능을 사회적으로 쓸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안적 숙박업소 활성화를 위한 민박포럼 등 지역의 작은 경제를 효과적으로 꾸려 갈 수 있는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