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별 헝가리 출신 이아니다씨 ‘치유의 걸음’
국제가정문화원 ‘장모-사위’팀 훈훈한 분위기 연출

가족애(愛) 만큼 특별한 사랑은 없다. 누구도 그 존재를 부인하지 못하고 또 흠을 낼 수도 없다. 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느껴지는 따스함으로 오랜 세월, 그리고도 앞으로도 세상을 살게 하는 힘이 되는 존재가 2012 평화의 섬 제주국제마라톤 행사장을 채웠다.

매년 대회를 풍성하게 해주는 제주국제가정문화원(원장 임정민·이하 문화원)의 작은 조각들이 만드는 ‘긍정의 힘’이다. 지난달 14년지기 친구이자 동반자인 남편(고 이희복·46)을 잃은 헝가리 출신 이아니다씨(39·제주시 이호동)가 자신을 돌봐주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친정아버지 서카츠 조제프씨(65)와 치유의 걸음을 함께 했다.

▲ 멀리 헝가리에서 사별한 딸을 돕기 위해 달려온 친정아버지 서카츠 조제프씨(사진 왼쪽)와 슬픔을 딛고 제주 정착을 준비중인 이 아니다씨.
남편상을 치른 뒤 효상·효순·효빈 3형제를 멀리 친정어머니에게 맡긴 터라 더 적적했을 딸을 위한 아버지의 마음은 눈빛만으로도 절절했다.

이씨는 “우리나라에는 아이들이 필요하고 아이들 역시 아빠 나라를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계속해 제주에 살 결심을 굳혔다. 그런 이씨에게 또 다른 가족은 큰 힘이 된다. “문화원에서 계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돌봐줘서 마음이 많이 정리됐다”며 “국적도 다르고 말도 잘 통하지 않지만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5㎞’는 사위에 대한 장모 사랑과 가족을 이루게 해준 고마움을 담은 사위들의 마음을 확인하기에 적당한 거리였다.

▲ 사진 왼쪽부터 홍지운씨(제주시 조천읍)와 홍씨 장모 지순옥씨, 김씨 장모 부이티쿡씨와 김민수씨(제주시 애월읍)
맞벌이하는 부부를 위해 중국에 달려온 지순옥씨(61)는 사위(홍지운·제주시 조천읍)자랑이 끝이 없다. 벌써 몇 번째 ‘제주살이’인 까닭에 문화원 프로그램에도 참가했다. “‘잘 생기고 넉넉한’ 우리 사위가 최고”라는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첫 출산한 딸을 도와주기 위해 제주행 비행기를 탄 베트남 장모 부이티쿡씨(54)는 세련된 모습으로 사위(김민수씨·39·제주시 애월읍)를 긴장시켰다.

김씨는 “아내와 소중한 아들까지 만나게 해준 장모님께 늘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제주에 계신 동안 효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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