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한라산 화마에 대한 유비무환을

중산간 물론 정상부 식생 화재에 취약해져
예방·감시·진화 등 시스템 미흡 재발 우려

지난 24일 한라산국립공원 사제비동산(어리목코스 해발 1450m)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산림 2㏊가 소실되면서 소나무 50본 등의 피해가 입었다. 특히 이번 화재로 인해 한라산은 산불취약지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감시·계도·단속·진화·등반관리 등까지 종합적인 점검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한라산 산불위험 점차 커진다

한라산은 예전부터 많은 비가 자주 내리고, 화재에 강한 식물 중심으로 생태계 형성하고 있어 강원도와 경상도 등과 비교해 산불안전지대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한라산 생태계가 점차 산불에 취약해지고 있다. 화재에 취약한 중산간 식생인 소나무와 제주조릿대 그리고 억새 등이 한라산 고산지대까지 잠식하면서 산불위험지역이 한라산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한라산 중산간 지역 인공조림지는 대부분 해송과 삼나무이며 산림내 억새가 서식하고 있어 산불발생시 대형화될 가능성이 높다. 초기진화가 실패할 경우 한라산 정상부까지 번질 우려도 낳고 있다.

△산불예방과 진화 모두 무방비 놓여

지난 24일 한라산 사제비동산 산불의 원인은 자연발화 가능성은 거의 없고, 담뱃불 등으로 인한 실화로 추정되고 있다.

한라산은 흡연이 금지됐고, 라이터 등 인화물질도 소지할 수 없으며, 위반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한라산 전역에서 흡연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단속실적은 전무하다.

한라산의 광대한 면적을 감시하며, 등산객들을 상대로 일일이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결국 등산객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현행법상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한라산내 흡연행위에 대한 단속권한은 없다. 권한이 있는 제주자치경찰단은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대원들을 배치하지 못하는 등 단속시스템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

이번 산불진화에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산림청 헬기는 다음달 15일까지만 제주에 배치된다. 이 후에 산불이 발생할 경우 출동까지 1시간30분이 소요돼 초동진화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