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백록기와 제9회 백록기의 우승컵은 경북의 강호 안동고가 차지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그날 우승의 주역인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김진규와 공격수 백지훈이 1학년과 2학년 시절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0년 밀레니엄대회 첫 우승기 품어

백록기전국고교축구대회가 명실상부한 고교축구 명문대회로 발돋움하고 있을 무렵인 2000년 7월21일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은 흡사 현재의 프로축구를 연상케 했다. 대망의 제8회 대회 결승전 상대는 경북의 강호 안동고와 전북 이리고. 이리고는 제5회 대회 아쉬운 준우승을 우승컵을 달래려는 의지가 역력했다. 안동고 역시 예선전부터 8강전까지 1·2학년이 주축으로 뛰었고 4강전부터 3학년 주전선수들이 합류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의 주도권은 먼저 이리고가 잡았다. 전반 14분 코너킥 전담 키커인 박정혁이 왼쪽에서 크로스한 공을 골에어리어 오른쪽으로 뛰어들던 박건영이 멋진 헤딩슛으로 안동고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스코어는 1-0 전반 종료.

후반전에 들어서자 안동고의 벌떼 축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안동고의 명장 최건욱 감독은 후반 10분 선수 5명 전원을 교체하는 비장의 승부수로 반격에 나섰다. 벌떼처럼 달려드는 파상 공세 속에 드디어 후반 21분 신 현이 팀 동료 송용진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리고 14분후 우승의 수훈갑 백지훈의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경기종료를 5분여 남겨둔 후반 35분 이리고 문전에서 혼전을 벌이던 중 기습적인 오른발 슛으로 숨 막히는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안동고는 백록기를 품어 1997년 대통령금배대회 우승에 이어 3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최건욱 감독은 우승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피로가 누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뛴 1·2학년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고 어린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대구·경북의 명문팀의 자존심 대결 속 지옥훈련 안동고 1-0 짜릿한 승리

제9회 백록기전국고교축구의 자존심은 예상했던 경북과 대구의 피날레로 끝을 맺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경북 안동고는 백록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대구 대륜고와 2001년 7월17일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당시 대륜고는 제4회대회(1996년)와 제5회대회(1997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백록기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던 팀이다.

   
 
     
 

이날 경기 역시 양팀 모두 전국 강호답게 명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체력과 투지에 앞선 안동고의 반격에 대륜고는 한골을 내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팽팽히 맞서던 이날의 경기는 대륜고의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인해 명함이 엇갈렸다. 후반 23분 안동고의 이용승이 대륜고의 수비수들의 실책을 틈타 골키퍼와 1-1상황에서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대륜고 골문 왼쪽 상단에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대회 2연패의 영광을 안은 안동고의 최건욱 감독은 "이번 백록기대회를 앞두고 '지옥훈련'이라고 할 만한 산악훈련을 열흘간 실시하면서 체력보강에 주력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다"고 우승소감을 피력했다.

   
 
     
 

 

안동고 출신이자 2005년 U-20 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백지훈(현재 상주 상무)이 당시 인터뷰에서의 코멘트가 기억에 생생하다. "체력이 왜 그렇게 지칠 줄 모르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교시절 감독님이 너무 독하셔서 학교 뒷산을 돌아와서야 축구공을 발로 찰 수 있게 하셨다"고 말했다.

 

   
 
     
 

◇2002한일월드컵공동개최 기념, JAPAN-KOREA고교친선축구 2회 연속 참가

제민일보사는 당시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를 기념해 한·일 고교선수들의 친선을 도모하고자 오사카축구협회와 공동으로 대회를 마련했다. 이 대회는 월드컵에 앞서 2000년과 2001년 2년에 걸쳐 개최됐고 공교롭게도 안동고가 두 번이나 참가하는 행운을 얻어냈다.

2000년 8월26일과 27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제2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날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교류 차원을 넘어 그동안 민단과 조총련으로 나눠있던 재일동포 사회를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 27일 야간경기로 펼쳐진 안동고와 조총련계 고교인 조선고급학교와의 일전은 승부를 떠나 재일동포 및 도민사회는 물론 정부 관련부처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일 정도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날 경기는 KBS1-TV와 SBS-TV를 통해 하이라이트가 중계됐으며 SBS축구채널로 전 경기가 녹화 중계됐다.

   
 
     
 

이날 민단·조총련 응원단은 한반도가 그려진 깃발을 앞세워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고 경기 종료 후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우근민 도지사를 비롯해 도내 각급 관련 기관장이 자리를 함께해 한·일 청소년들의 플레이에 힘을 보탰고 국내 방송사를 비롯해 일본 현지 25개의 방송사와 신문사, 통신사들의 열띤 취재경쟁이 이어졌다.  김대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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