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시대 초기 소국 실체 규명 역사·학술 가치 지녀
일대 송곡리형 주거지 등 확인 ‘거점 마을’가능성도

 

‘탐라시대 마을터’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김 찬)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동 2696-2번지 일대 선사유적지와 지석묘 3기를 포함한 21필지(1만279㎡)의 ‘제주 용담동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주 용담동 유적은 주택 건설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시행된 구제발굴(救濟發掘·정비와 복원 목적이 아닌 건설공사 등으로 인해 이뤄지는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수혈(竪穴·구덩이) 주거지 29기와 대형 굴립주(堀立柱·작은 구덩이를 여러 개 파서 기둥을 세운 것) 건물지 3동 등으로 수혈유구(遺構) 56기 등이 출토됐다.

용담동 유적은 기원전 2~3세기 경 탐라 시대 초기의 원형 수혈주거지로서 한천변을 따라 제주도에서 가장 발달한 용담동식의 대형 지석묘가 군을 이루고 있어 탐라 시대 초기 소국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사·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실제 사적으로 지정된 지역은 기원전 200년부터 기원후 200년까지 400여 년 동안 융성했던 탐라국시대의 중심부로 추정되고 있다. 유구가 발굴된 지역은 해안으로부터 1.5㎞ 정도 떨어진 용담동 유물산포지에 속하는 지역이다.

강창화 전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실장의 ‘고대 탐라의 실체와 물자의 교류’에 따르면 한천 서쪽 50m지점의 용문로 유적에서 송곡리형 주거지가 확인됐는가 하면 ‘제주장터’주차장 부지에서 길이 5m이상 되는 대형 원형주거지군락, 월성마을 인근에서 반경 10m이내에 5기 이상의 원형주거지가 확인되는 등 각 지점을 연결할 때 약 30만㎡이상 규모의 대형 마을터가 형성된다.

면적만으로 고대 삼양동 마을(15만㎡)의 2배 이상이 되는 등 탐라 시대 이 일대에 큰 거점마을이 자리 잡고 있음을 단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등 탐라국 형성 과정과 읍락구조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된 제주 용담동 유적이 체계적으로 정비 보존하여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주특별자치도와 적극 협력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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