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외적 저해 요인 그대로
높아진 대학 위상…학생체감은 ↓

제주대학교가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제주대는 12개 단과대학과 9개 대학원, 재학생만 1만명이 넘는 규모로 교대·사범대·의전원·법전원을 모두 갖춘 전국 최초의 국립종합대학 등 상당한 외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내실없는 백화점식 성장, 지역우수인재의 수도권 유출 등 산적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 올해 제주대가 세운 '꿈을 키운 60년 빛이 되어 세계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그저 말뿐이 아닌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부단한 개선의 노력이 요구된다.

△ 외형적 성장 60년

제주대는 지난 1952년 제주시 용담1동 제주향교 건물을 빌려 제주도립 초급대학으로 첫 발을 디딘 후 1962년 개교 10년만에 국립대학으로 승격됐다.

1980년에는 26년 동안의 '용담 캠퍼스' 시대를 마감하고 '아라 캠퍼스' 시대를 열었으며 1982년 종합대학 승격, 2001년 제주대학교 병원 출범, 2008년 제주교육대와의 통합 등을 거치면서 양적·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개교 당시 4개과에 불과했던 제주대가 현재 12개 단과대학과 9개 대학원에 재학생만 1만명이 넘는, 규모면에서 전국에서 손꼽히는 대학으로 거듭난 것이다.

제주대를 표현하는 수식어구도 제주대의 달라진 위상을 말해준다.

교대·사범대·의전원·법전원을 모두 갖춘 전국 최초의 국립종합대학, 2011년 한국생산성본부의 국립거점대학 국가고객만족도(NCIS) 조사 전국 2위, 최고 수준의 정보인프라 구축, 교육여건 전국대학 중 4~6위, 의사 및 간호사 시험 연속 100% 합격 등이 그것이다.

제주대는 2010년 허향진 제8대 총장의 취임과 함께 '글로컬 시대의 뉴 리더, 혁신하는 명품대학'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제주대학교 선진화 정책 실천 로드맵'을 마련, 현재 추진중에 있다.

△ 비판의 목소리

제주대의 외형적 성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내실없는 백화점식 성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최근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 등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구조조정의 움직임에 따라 경제논리를 강조하는 성과위주의 몰아붙이기식 대학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대학 내·외적 요인을 고려해 봤을 때 대학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상당부분 개선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도 포착되고 있다.

제자리걸음의 취업률과 취약한 도내 산업기반, 입학자원의 지역적 제한, 지역 우수인재의 수도권 유출, 대학재정 자립기반의 취약, 총장직선제 폐지를 둘러싼 대학 내부갈등 심화, 대학 진학예정자의 급격한 감소 전망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또 대학에서 주장하는 높아진 대학 위상만큼 실제 학생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등 대학에 대한 자부심·자신감 결여도 문제로 지적된다.

외형적 성장만이 아닌 내적·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한 제주대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지철 기자 jichul2@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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