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취업률, 교수-학생간 낮은 유대관계 원인
심각한 대학 내부 갈등 접고 지역 현안 이끌어야

제주대학교 개교 60년이 지난 지금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지만 그중 선결과제로 낮은 취업률 문제와 대학 내 갈등을 봉합하는 문제가 첫 손에 꼽힌다. 대기업과 공무원 시험에만 몰리는 기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대학 자체의 돌파구를 찾는 노력은 물론 내부갈등을 종식하고 지역현안에 앞장서는 제주대의 적극적인 모습을 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 평균만 하면 된다?

제주대의 최근 3년간 취업률은 △2009년 57.4% △2010년 48.9% △2011년 50.9%로 전국 대학 평균 취업률 △2009년 75.07% △2010년 52.74% △2011년 55.91%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낮은 제주대의 취업률은 섬이라는 독특한 지역적 한계와 1·3차 산업위주의 산업구조 등 복잡한 이유가 작용하고 있겠지만 제주대 교수와 학생간 낮은 유대관계가 한 몫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제주대 교수평가 항목에는 학생들의 취업률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취업률에 대한 평가기준이 그저 대학 평균 취업률 보다 높으면 가점을 주고 낮으면 감점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져 교수들 사이에서는 "평균만 하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대 A교수는 "수도권 내 학교와 일반 전문대학만 하더라도 학생 취업률이 교수평가에 아주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싫든 좋든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제주대는 연구실적 등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신경을 쓰기보다 자신의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반응은 일반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제주대 B학생은 "대학 내 책임교수지도제도가 있지만 교수와 학생간 실질적인 유대가 거의 없다"며 "과연 학생들과 소통을 위한 제도인지 형식적으로 구색만 맞추기 위한 제도인지 의심스럽고 대학에서 말하는 만큼 학교 위상이 높아졌는지에 대해서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화합과 상생으로

제주지역 거점대학으로서 지역현안을 이끌어야 할 제주대가 심각한 내부갈등을 겪는 등 안팎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23년간 이어져 온 제주대학교 총장직선제가 지난 3월21일 열린 '총장직선제 폐지 찬반투표'에 의해 결국 폐지됐다.

투표 하루 전날 교수회는 참여 거부의사를 밝히면서까지 "총장직선제 폐지 반대"를 외쳤고 양길현 전 제주대학교 교수회장과 임원진은 총장직선제 폐지 찬반투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3월26일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같은 제주대 내부 갈등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총장 임용 후보자 선출 선거에서 1순위 후보로 뽑힌 강지용 교수에 대해 공무원의 겸직허가 금지 위반 등을 이유로 임용 부적합 결정을 내린 게 발단의 돼 1년 가까이 총장이 공석 상태로 총장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된 바 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제주도민은 물론 학생들의 불만과 실망은 크다.

제주대 C학생은 "총장선출을 둘러싼 일들이 대학차원의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이권 다툼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며 "제주도내 각종 현안에 대해 제주대와 교수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교 60주년을 맞는 제주대가 우수한 지역 인재를 계속해서 배출하는 것은 물론 제주도의 거점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내부 갈등을 잠재우고 화합과 상생의 모습을 지역사회와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할때다.   변지철 기자 jichul2@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