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부세현·고건혁 3인방 제주바람 18~20일 GET 첫 가동
역할 분담 시너지 효과와 가능성 확인…문화 경쟁력 시험무대

▲ 왼쪽부터 부세현 박은석 고건혁
"제주를 스페인 이비자섬처럼 문화 아이콘으로 키우고 싶다는 꿈이죠. 아는 게 고향인 제주와 음악밖에 없으니 그냥 그 두 개를 연결하게 됐고요. 시작이라 힘들기는 했지만 가능성을 봤습니다"

세계적인 여행작가이자 사진가가 수개월 동안 여행한 40여개의 섬 중 제주는 없었다. 태곳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열대 섬부터 독특한 문화가 묻어나는 도시 속 한 가운데 매력적인 섬까지 다 들어가 있었지만 유네스코 자연과학부문 3관왕의 제주가 왜 없을까. 그렇게 손을 잡은 제주 소나이 3명이 끝내 일을 냈다. "뭐 남는 게 있겠냐"는 주변의 걱정에 "남길 거면 이걸 왜 해요"하고 되물었던 이들이다. 지난 18일부터 2박3일 동안 제주의 생태와 함께 '인디밴드'라는 문화를 엮은 대안적 문화 콘텐츠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투어(www.GETinjeju.com) 첫 행사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들을 믿고 40만원 상당의 '거금'을 들여가며 제주행을 감행한 12명은 1200명 이상의 몫을 해냈다. 좌충우돌 초짜티를 팍팍 내며 홍보 한번 제대로 못했지만 19일 제주대 아라홀에서 진행된 공연도 성황을 이뤘다. 벌써 6월 상품을 결제한 이들까지 줄을 섰다.

여행을 함께한 관객이자 고객, 기꺼이 음악을 나눠준 인디밴드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제주바람' 3인방에게서 간신히 시간을 뺏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씨(제주바람 대표)와 제주 기반 인디레이블 부스뮤지컴퍼니 부세현 대표, '장기하와 얼굴들'을 탄생시킨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다.

첫 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다. 아직 미세한 조정이나 호흡이 필요하지만 제주를 거점으로 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생각은 더욱 견고해졌다.

박 대표는 "생각보다 지역 안에서 많은 공감이 이뤄졌다"며 다음과 NXC의 전폭적 지지를 귀띔했다. 문화경쟁력이 강조되는 시대에 관람형 상품만으로 제주를 파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공감이다. 체류시간을 길게 하기 위해서는 즐길 거리가 필요했고 음악이라는 시공을 초월한 거리가 보태졌으니 이보다 매력 있을 수 없다.

"외국인 관광시장에 주력하고 있다"며 냉정하게 선을 그은 자치단체에 대한 서운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일은 저질러졌고, 이제 다음으로 향해가고 있다.

부대표 등의 귀띔을 정리하면 6월은 모 공중파 그룹사운드 서바이벌 오디션인 '탑밴드'제주편이 될 예정이다. 크라잉넛과 게이트 플라워, 브로큰 발렌타인이 참가를 확정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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