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9회 가정위탁의 날 기준 도내 245세대·308명 돌봄
혈연 넘은 지정위탁 잇따라 눈길…‘사회적 편견’해소 절실

‘친가정과 위탁가정이 내 아이와 남의 아이 구분 없이 함께 잘 키우자’는 가정위탁사업의 취지가 시행 10년 차인 올해 제주에서 긍정의 싹을 틔우고 있다.

제9회 가정위탁의 날(22일)을 맞아 살펴본 제주의 상황은 요보호어린이·청소년이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친가정이 가족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아동 복지 서비스의 전형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아직 불편한 사회적 관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 ‘지정위탁’ 고개

제주는 지역적 특성으로 타 지역에 비해 할머니·할아버지에 의한 대리 위탁이나 친·인척 위탁 비율이 현저히 높다. 혈연관계 구성원에 의한 ‘안정감 있는 돌봄’으로 사례 관리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일반위탁 사례가 저조한 점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정 위탁’이 이어지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월 일반가정 보호가 결정된 김모 어린이(8·여)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 사망과 어머니 가출로 할아버지에게 맡겨졌었다. 고령의 할아버지가 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자 그동안 도움을 주던 이웃이 가정위탁을 자청했다.

18일 상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됐다. 혼자 세 살배기 아이를 키우던 아버지를 도와주던 이웃이 지정위탁 신청을 하면서 한 가족의 희망이 됐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양창근 대외협력팀장은 “벌써 10년차가 되다 보니 가정위탁에 대한 내용을 알고 도움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혼모 상담도 적잖은 등 가급적 가족을 지키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가 하면 이웃이 가정위탁을 자처하는 사례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희망을 부르는 숫자로

5월말 현재 도내 가정위탁사업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어린이·청소년은 245세대·308명으로 집계된다. 사업 초기 33세대 57명과 비교하면 그 숫자가 크게 늘었지만 이는 사회환경적 변화에 의한 것으로 거꾸로 해석하면 그만큼 많은 수의 아이들이 가정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아직 30여명의 어린이·청소년이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조부모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 어린이·청소년들은 멘토나 학습지원 등 사회적 돌봄이 절실하다. 학교폭력 등 일련의 사회문제에 있어 ‘돌봄 결핍에 의한 정서 장애’ 등의 이유로 위탁가정 아이들을 폄훼하는 부분에 대한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소장 강철남)는 가정위탁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일반위탁 확대를 위해 22일 오후2시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대대적인 홍보 행사를 진행한다. 위탁가정 부모 등이 직접 나서 사회참여형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문의=747-3273~4,1577-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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