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팀 사상 첫 쾌거...엷은 선수층 등 극복

▲ 제주고 여자 검도부가 제21회 회장기 전국 고등학교 검도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제주 검도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사진 왼쪽부터 박동훈 감독, 이명화, 백가연, 허윤영, 박하얀.
당찬 '10대 소녀 검객'들이 제주 검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주인공은 바로 제주고등학교(교장 오시봉) 여자 검도부 허윤영, 이명화, 백가연, 박하얀이다.

제주고 여자 검도부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충북 충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1회 회장기 전국 고등학교 검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검도 대회에서 제주 팀이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건 사상 처음이다. 이전까진 지난 1984년 제주에서 열린 제13회 전국소년체전에서 남중 제주선발팀과 2006년 제9회 용인대총장기 전국중고검도대회 남중부에서 아라중 검도부가 각각 3위에 오른게 우승권에 가장 근접한 것이었다. 

이처럼 가능성만 보이던 제주검도는 '사상 첫' 이라는 타이틀을 여고부 선수들이 먼저 이뤄냈다.

제주고 여자부 검도부 선수들의 우승 헹가래는 쉽지 않았다. 첫 상대는 국가대표 상비군 2명이 소속된 과천고(경기). 선봉으로 나선 이명화가 상대와 비긴데 이어 중견으로 출전한 박하얀이 상대에게 0-2로 패하며 남은 경기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주장으로 나선 허윤영이 춘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원보경을 누르고 연장전에 돌입, 재차 만난 원보경을 다시 제압하며 1회전을 통과했다. 허윤영은 원보경을 2번씩이나 제압함으로써 지난 4월 춘계대회 결승전 패배로 깨끗하게 씻어냈다.

2회전에서 마산가포고(경남)를 2-0으로 가볍게 제치며 결승에 오른 제주고는 발곡고(경기)와 최후의 승부를 펼쳤다.

결승전에선 선봉인 이명화가 1-1로 비긴데 이어, 백가연도 0-2로 경기를 내주며 끌려갔다. 남은 건 허윤영의 몫이었다. 허윤영은 1회전에서 과천고를 누를 때의 상황을 다시 보여줬다. 허윤영은 주장전을 이기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상대 에이스인 이정원을 맞아 허리치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우수지도자 표창을 받은 박동훈 제주고 감독은 "엷은 선수층이지만 선수들이 열성으로 해줬기에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여기엔 적극적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도교육청과 학교, 제주도검도회의 지원도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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