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터지기 시작한 ‘학교폭력’과 관련한 뉴스며 정책에 이제는 내성이 생길 지경이다. 신뢰도를 확보하지 않은 정보까지 쏟아지면서 교육현장은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까지 학교폭력 포비아(Phobia)를 외칠 정도다. 이런 상황에 제주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학교 대상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공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전수조사와 달리 ‘학교폭력’이나 ‘일진회’ 등에 대한 용어 설명까지 제시하며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조사다. 일부 수치에서 차이가 있을 뿐 사소한 괴롭힘 이상의 폭력이 ‘장난’이나 ‘오해’ ‘친구의 잘못에 책임을 묻기 위해’ 등의 이유로 발생하고 있고 이를 더 이상 또래 문화로 보지 않는다는 점, 교육청이 인정하지 않았던 일진회의 존재까지도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서 제시된 숫자 세 개는 ‘불편한’ 진실로 연결된다. 이번 조사에서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경험률은 21.3%로 교과부 조사 13.1%를 크게 상회했다. 문제라던 중학생의 경험률은 11.1%로 교과부 조사 13.5%보다 오히려 줄었다. 학교폭력근절대책의 핵심이던 예방교육에 대해 41.1%가 ‘효과 없다’고 답했는가 하면 ‘적극적 처벌’이란 극약처방에도 ‘학교폭력통합신고전화 117’선택 비율은 1.7%에 그쳤다. 불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현황보다 대처다. 교과부가 전수조사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시한 자료에는 초등학교에 대한 ‘성교육’ 강화 등 학교급별 차별화한 예방교육이 주문됐다. 집체식·수업형 교육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은 도 교육청도 인정한 바다. 전체 피해 경험률이 낮아진 것으로 위안을 삼는 것은 조금 섣부르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한, 교육청의 현명한 해결책을 기대한다. <문화교육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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