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호황 속 제주관광 '명과 암'

업체난립 따른 과당·불법경쟁 체감경기 하락
'풍요 속 빈곤' 해결위한 업계·행정 노력 절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제주관광시장이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관광업계 현장과는 온도차를 보이면서 '풍요 속 빈곤'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9일 현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403만55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 늘었다. 내국인 관광객이 348만 9634명으로 4.1%, 외국인 관광객이 54만5912명으로 98.8% 증가했다.

이같은 제주 관광호황 속에서도 관광업계는 '즐거운 비명' 대신 '호황을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관광객수 기록 경신'이라는 잇따른 뉴스와 달리 업계별로 현실적 고충을 호소하는 움직임이 잇따르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여행업계는 제주관광 이미지를 훼손하는 무등록 여행업체의 알선행위와 무자격 안내행위에 대한단속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도관광협회 국제여행업제 1분과위원회는 이에 대한 관리가 느슨하다며 행정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강력 주문하고 나섰다.

관광지업계도 관광진흥기금의 엄격한 사후관리, 인접 거리내의 유사관광지에 대한 규정 등의 문제를 놓고 집단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렌트카 업계 또한 '요금고시제' 부활을 주장하는 등 관광 업계의 불만 섞인 요구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관광객수 증가와 업계의 체감경기 하락이라는 모순에 대해 업계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지만 제주관광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 역시 구조적인 점에서 문제가 없는지 관광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관광산업은 제주의 산업구조에서 79%를 차지할 정도로 그 역할이 중대하지만 관광산업의 현황이나 경기 등을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할수 있는 기업경기실사지수와 같은 기초자료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경쟁 체제에서 관광업계가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제주관광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업체의 난립과 그에 따른 과당경쟁, 심지어 음성적으로 나타나는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제주관광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행정이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구조적으로 불합리한 부분은 개선해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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