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씨네클럽 네 번째 손님 '세상의 모든 아침'
18세기 바로크 음악 집결 강점…7월 3일 진행

세상의 모든 시작점 이전, 즉 생명과 빛이 생성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어느 예술가의 짙은 사색, 그리고 탄식만 같은 고독과 슬픔의 음색이 섬을 휘감아 돈다.

17세기 베르사유의 궁정음악가였던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겸 작곡가 마랭 마레, 그리고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은둔의 장인인 그의 스승 생트 콜롱브 사이의 갈등과 열정을 조우시켰던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이다.

궁정음악가의 제안을 거절한 채 은둔했던 생트 콜롱브와는 달리 명예에 집착하면서 사랑을 약속했던 스승의 딸까지 배신하며 재능을 뽑아내려 했던 마랭 마레의 행색은 묘한 대조와 함께 스크린 가득 은근한 긴장감을 풀어낸다. 명예를 거머쥔 마랭 마레는 결국 스승과 다시금 대면하고 마지막으로 '슬픔의 무덤'과 '눈물'을 함께 연주하며 스승에게 '음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해 묻는다. 1992년 세자르상 7개 부문을 석권했던 작품은 지난 2010년 작고한 알랭 코르노 감독 특유의 영상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유와 그의 아들 기욤 드파르디유가 각각 노년과 젊은 시절의 마랭 마레를 연기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까지 관객들에게도 직접적인 해답을 주지 않는다.

가히 18세기 프랑스 바로크의 총집합이라 할 만한 음악적 내용의 다양함과 깊이에 맥없이 젖어들 뿐이다.

문화기획PAN(대표 고영림)이 주한프랑스문화원(원장 다니엘 올리비에)과 공동주최하는 제주 씨네 클럽의 네 번째 손님이다. 7월 3일 늦은 6시30분부터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 1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작품성과 대중성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프랑스영화를 통해 프랑스 문화와 영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공유하는 기회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번 씨네토크는 제주대 예술대학 음악학부 허대식 교수 주도로 진행된다. 문의=070-7010-5367, 756-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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