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28일 세미나 개최
'서귀포학 정립' 제목이 논란

지난해 제주발전연구원 부설 제주학연구센터가 문을 여는 등 제주학 개념 정립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가 별도의 '서귀포학' 정립 움직임에 나서면서 연구 분산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는 28일 지역의 독특한 전승문화에 대한 학문적 접근으로 새로운 서귀포학을 정립하기 위한 1차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서귀포학 정립을 통해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서귀포시의 중장기 발전 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서귀포시의 계획은 제주학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제주학 공공연구기관을 내건 제주학연구센터가 개설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데다 지역학 연구자들이 한정적인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자칫 전체 연구 혼선을 물론 인력 중복에 따른 부실화 우려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귀포시가 제시한 주제 역시 제주와 관련된 연구 중 서귀포시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하면서 '제주학'과는 별개 연구 주제로 분리하는데 따른 타당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만이 간직한 유일성에 근거한 정체성의 기준이 모호한데다 언어학이나 민속학 등 일련의 연구 등에 있어 산남과 산북을 나누는 경계의 의미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자칫 지역 감정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한 제주 관련 연구자는 "마을지 작업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특정 지역으로 한정한 특성을 찾아내기 어렵다"며 "시도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제주학이란 밑그림을 그려놓은 후 진행할 때 보다 체계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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