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시간 연장요청에 학교측 난색
제주UTD, 클럽 시스템 운영 가닥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제'로 인해 선수들이 충분한 운동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를 자퇴, 방송통신고 편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귀포고 축구부.
제주지역 축구 명문 중 한 곳인 서귀포고 축구부가 존폐 기로에 놓였다.

제주유나이티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 서귀포고와 맺은 '지역연고 청소년팀(18세 이하)' 협약이 올해 말 종료된다.

제주는 협약에 따라 지도급여를 비롯해 대회 출전 경비, 숙박·식비 등 연간 3억원을 지원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서귀포고는 전국의 우수선수들을 적극 영입할 수 있었으며, 연령대별 대표선수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등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축구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을 위한 학습권 보장제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서귀포고는 축구부의 평일 훈련시간을 2시간을 제한하고, 선수 전원이 정규수업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축구부 선수들과 학부모, 제주유나이티드 등에서 경기 중 부상 발생 가능성으로 줄이고 기량 향상을 위해 충분한 훈련시간을 확보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학교 측에서 난색을 표했다.

결국 구단측에선 특정 학교를 지역연고 청소년팀(유스팀)으로 지정하지 않고 완전한 클럽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충분한 훈련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희망 선수들에 한해 학교를 자퇴, 상대적으로 수업출석 및 대회 출전에 자유로운 방송통신고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대부분 제주로 '축구유학'을 온 서귀포고 선수들의 선택의 폭은 한정, 학교를 떠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으로, 정상적인 축구부 운영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제주유나이티드 관계자는 "구단 입장에서는 서귀포고와 지역연고 청소년팀 협약을 유지하는 것이 학사관리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축구를 통해 꿈과 자아를 실현하려는 선수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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