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실속없는 고령자 고용지원제도

60세 고용·임금피크제 도내 신청 거의 없어
영세 기업 1차 산업 편중, 정부 지원책 '무용지물'

강모씨(59·여)는 2년 전부터 가사도우미 일을 하고 있다.

남의 집에서 청소·빨래 등 궂은 일보다 힘든 것은 일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때그때 일자리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일을 나가는 말 그대로 '일용직'이다.

도내 고령노동자 대부분이 강씨처럼 가사 도우미·주차요원·아파트 관리 등 일용직이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어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증가하는 고령구직자

지난 1월 고령자인재은행을 통해 음식점에 취업한 김모씨(64·여)는 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아직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

60이 넘은 나이에 음식점에서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보니 이번에도 비교적 취직이 쉬운 음식점을 대상으로 일을 찾고 있다.

김씨는 "집에 있으면 생활비 걱정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다"며 "50세가 넘으면 일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고용센터에 따르면 고령자인재은행에 구직을 신청한 50세 이상 고령자는  2009년 1286명에서 2011년 2499명으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도 6월말 현재 1479명이 구직을 신청, 일자리를 구하는 고령자는 지난해 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맞춤형 고용정책 필요

고용노동부가 고령자들의 고용지원을 위한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영세기업이 많고 1차 산업에 편중돼 있는 도내 고용시장에서는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도 고용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0세 이상 고령자를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한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도내에서는 6월까지 단 1건이 신청돼 6만1000원을 지원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는 190건·5400만원이 지원됐다.

임금피크제 실시로 인해 임금이 감소한 근로자에게 줄어든 소득의 일부를 지원하는 임금피크제지원금은 올해 상반기동안 전국에서 3042명이 신청했지만 제주는 7명에 그쳤다. 또 지난해에는 3명, 2010년에는 아예 신청자가 없는 등 도내에는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령구직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정부정책은 제주 고용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맞춤형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 고용센터 관계자는 "도내에는 고용연장지원금 지원대상인 정년 56세 이상 기업이 많지 않아 지원율이 낮다"며 "1차 산업과 관광산업에 편중돼 있는 제주고용상황에 적합한 정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강권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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