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권총 25m 우승…1992년 여갑순 이후 첫 올림픽 여자사격 金

여갑순에 환호했던 한국 여자 사격의 감격적인 역사를 '막내' 김장미(20·부산시청)가 20년만에 부활한 금빛 사격으로 화려하게 이어갔다.

여자 사격 대표팀의 김장미가 런던올림픽 사격 종목 두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에게 전체 4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그리니치파크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벌어진 여자 권총 25m 경기에서 본선과 결선 합산 792.4점을 기록해 2위 첸잉(중국, 791.4점)을 따돌리고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장미는 여갑순이 금메달을 거머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0년만에 여자 사격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강초현을 포함해 여자 사격 역사상 세번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여갑순과 강초현 모두 소총 부문에서 메달을 땄다. 김장미는 여자 사격 역사상 첫 권총 부문 메달을 가져가는 기염을 토했다.

김장미는 예선에서 이미 경쟁자들보다 한발짝 앞서갔다. 김장미는 앞서 열린 권총 본선 경기에서 591점을 쏘아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루나 타오(호주)가 세운 종전 기록을 1점 끌어올렸다. 586점을 기록한 2위 타니야폰 프룩사콘(태국)보다 무려 5점이 높았다.

하지만 결선이 쉽지만은 않았다. 첫 15발에서 중국의 첸잉에게 역전을 당했다. 예선을 3위로 통과한 첸잉은 15발 중 14발을 10점대 과녁에 꽂는 기염을 토했다. 이때까지 김장미는 704.6점을, 첸잉은 741.6점을 올리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마지막 5발을 남겨놓고 김장미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언제 흔들렸냐는 듯 최종 5발에서 연거푸 10.1, 10.4, 10.9, 10.3, 10.1점을 쏘아 첸잉을 다시 1.0점차로 제쳤다.

김장미는 우승을 확인한 후 뒤돌아 환하게 웃으며 양손을 치켜 들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틀 전에 열린 올림픽 데뷔전 10m 공기권총에서의 아쉬움도 말끔히 씻어냈다.

당시 김장미는 총점 382점으로 전체 13위에 그쳐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긴장감 탓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것. 김장미는 "평소대로만 했으면 결선에 오를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입맛을 다셨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약이 됐음은 물론이다.

2010년 유스올림픽 10m 공기권총 금메달로 여자 사격의 미래로 떠오른 김장미는 올해 4월 프레올림픽 25m 권총에서 합계 796.9점 세계신기록을 세워 올림픽 메달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런던올림픽 전까지 유력한 메달 후보를 철저히 감춰두려고 했던 한국 사격계가 놀랄 정도로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김장미는 이와 관련해 "주위에서 '조절 좀 하지 그랬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대회를 나가 봤어야 아는데 그냥 맞는대로 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말 '쿨(cool)'하다.

이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한국 사격의 기대주에서 올림픽 챔피언으로 우뚝 올라선 김장미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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