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도심…출퇴근 시간 맞춤형 영업 증가
배달·온라인 쇼핑 등 특수, 휴가 매기는 ‘뚝’

무더위에 불황이란 변수가 보태지며 서민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도심에서 사람 구경하기 힘들어진 것은 물론 피서지나 산업 현장에서도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한 택시업계에서는 낮 시간 운행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출·퇴근시간과 야간에만 ‘맞춤형 영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인택시 기사 이모씨(52)는 “낮에는 손님도 별로 없는데다 연료비 부담이 커 가급적 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며 “몸이 피곤하기는 하지만 손익을 따져보면 남는 장사”하고 말했다.

퀵서비스 등 심부름을 대신해주는 업체나 온라인 매장,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형 매장 등도 기대 않은 ‘여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실내온도 제한 등으로 대형마트 피서 효과가 반감된 데다 보관·저장상 어려움으로 묶음 상품 구매 등에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자발적 ‘귀차니즘’족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주부 강모씨(40·제주시 삼도1동)는 “가까운 마트에서 장을 보면 배달도 해주고 전화 주문도 쉽다”며 “지출도 줄이고 냉장고 다이어트도 되는 등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가 넘는 신장세를 기록했던 도내 대형매장 신용카드 사용액은 올 들어 5%대 미만으로 증가폭을 줄였다. 하지만 금요일이나 대형매장 의무휴업일 온라인(인터넷·전화) 쇼핑족 추이를 볼 때 재래시장이 아닌 온라인 시장으로 지출이 쏠리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농가의 시계는 평소보다 2시간정도 빨라진 것도 모자라 하루 24시간에서 반 이상 줄어들었다. 높은 낮 기온으로 오후 작업이 제한되면서 평년보다 한 두시간 일찍 작업을 시작하는 일이 많고 본업보다는 농·축·수산물 폭염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피곤함만 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얇아진 지갑 사정에 알뜰 피서객이 늘면서 해수욕장 등 피서지 계절 매장 등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먹을 것 정도는 미리 준비를 하는데다 한낮 폭염을 피해 오전과 해가 질 무렵에 피서객이 몰리다보니 상대적으로 회전률이 떨어지는 등 타산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대신 인근 커피숍이나 PC방 등 냉방 시설을 갖춘 곳들은 알뜰 피서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계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현모씨(38)는 “닭처럼 예년에 잘 나가던 아이템에는 관심이 없고 기껏해야 생수나 컵라면 정도를 찾는다”며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이래저래 적자”라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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