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불법 건물"철거…건축계 "예술적 가치 높다"존치 팽팽
문화예술계로 철거 반대 확산…의회, 해법 모색 추진 "주목"

▲ 카사델아구아 원경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멕시코·1931∼2011)가 남긴 '카사 델 아구아'를 둘러싼 해법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카사 델 아구아'를 인류의 예술작품으로 인식,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건축계와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면 제주도·서귀포시는 가설건축물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의회가 행정·예술·건축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해법 모색에 나서는 등 '카사 델 아구아'철거 논란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존치냐 철거냐 팽팽=행정기관의 철거 이유는 앵커호텔 모델하우스인 '카사 델 아구아'는 가설건축물인 데다 존치기간이 지난 6월말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또 해안 경계선으로부터 100m 이내에 영구시설물 설치를 제한한 '중문관광단지 2단계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30∼85m에 위치한 '카사 델 아구아'의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모델하우스는 분양용 견본주택에 불과한 점, 철거 조치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건축계·문화예술계의 존치 이유는 가설건축물이나 법적인 문제로 허물어지기에는 '카사 델 아구아'의 예술적 가치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유일한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하우스'로 평가받고 있는 등 세계적인 문화 유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계·문화예술계는 철거를 반대하고 있고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조각가 20명은 '카사 델 아구아'에서 철거를 막기 위한 '방패용'전시회를 갖고 있다. 심지어 멕시코 외교장관과 주한 멕시코대사관까지 나서 정부에 철거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해법은=또 제주예총·민예총이 지난 10일 '카사 델 아구아'건물·부지 소유자인 JID·부영주택이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상 기증 또는 기부하고 제주도가 문화유산으로서의 특례를 만들어 공공갤러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이렇다할 후속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의회 미래전략산업연구회(대표 하민철)가 오는 21일 행정·건축·예술·언론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카사 델 아구아'해법을 모색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카사 델 아구아'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법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건축 문화유산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건축물이냐'를 논의·검토하고 도민 여론을 수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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