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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가 돼서 아빠 치료할래요"[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3. 지적장애 2급 정은이의 꿈
한 권 기자
입력 2012-08-20 (월) 19:34:46 | 승인 2012-08-20 (월) 19:34:46 | 최종수정 2012-10-15 (월) 16:02:29

   
 
  ▲ 정은이와 유정이가 새하얀 종이에 마술사와 어린이집 교사를 그리며 자신의 꿈을 표현하고 있다.  
 
아버지 뇌경색으로 입원, 할머니가 간병·생계 부담

올해 열 두살 정은이(여·가명)의 꿈은 마술사다. 꼭두새벽부터 자신과 언니를 챙기고 아빠 병수발을 위해 병원으로 가시는 할머니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꿈이다. 그보다 먼저 "아빠"라는 부름에 무겁게 한 발을 내딛는 아빠의 병을 낫게 해 주고 싶은 바람이 더 크다.

 
각각 지적장애 3급·지적장애 2급인 유정(15·가명)·정은이 자매는 어려서부터 할머니 손에서 컸다. 경제적 문제로 2002년 가정이 해체될 때만 해도 자매에게 장애가 있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단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느린 것이라, 꼭 필요한 엄마의 관심을 받지 못해 그런 것이라 위안하던 것이 결국 장애 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집안 가장인 아빠가 건강하게 생계를 꾸릴 때는 견딜 만 했다. 아빠가 올 2월 갑작스런 뇌경색에 허리디스크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상황을 직접 경험했던 언니 유정이는 불안 증세를, 동생 정은이는 또래보다 한참 늦은 학습 능력으로 손이 많이 가지만 실질적인 가장이 된 할머니는 속만 태울 뿐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으로 정부지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갚아야할 빚이며 세 부녀의 치료비까지 할머니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지적장애를 가진 손녀 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말수가 줄어드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기 일쑤인데다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알림장에 남몰래 운 적도 많았다. 그런 할머니를 위로하느라 애써 웃는 표정을 하는 손녀들을 보면 더 가슴이 아프다.

"마술사가 돼서 돈도 많이 벌고 아빠도 고쳐주겠다"는 정은이의 말에 할머니는 눈물부터 훔쳤다. 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은 것도 모자라 아들의 짐까지 짊어져야 했던 현실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이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 역시 현실이다.

정은이 할머니는 "아빠가 빨리 나아 집에서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는 아이들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어떻게든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특별취재반 고 미 기자 한 권 기자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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