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선호도 불구 연립주택 낙찰가율 하락
아파트 매물 증가 등 서민 대출 상환 '빨간불'

부동산 경기 급랭 분위기에 '빚 부담'까지 보태지며 다세대·연립 주택 경매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공동주택 선호도가 높아지며 그동안 100%를 상회하던 낙찰가율이 하향세로 돌아서는가 하면 전반적인 자산가치가 떨어지며 가계 부채 악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22일 지지옥션과 하우스인포 등 부동산경매 전문 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경기 위축 등의 여파로 도내 주택 관련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올 초만 하더라도 6건 미만이던 연립 주택 경매 진행 건수가 5월 12건·6월 24건·7월 11건 등 부쩍 늘었다. 1·2월 각각 20건이나 매물이 쏟아졌던 다세대 주택이 주춤한 사이 아파트 매물이 7월 20건이나 경매 시장에 나오며 '하우스 푸어'확산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하기도 했다.

단순히 경매 물건이 늘어난 것만이 아니라 낙찰가율도 심상찮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분기만 해도 감정가 대비 123%대의 높은 낙찰가율로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됐던 연립주택은 7월 99.76%로 감정가를 밑돌기 시작했다. 이는 입찰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데 반해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꾸준히 감정가 대비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던 아파트 역시 지난달 낙찰가율이 89.65%에 그치면서 수요자들의 경계심을 반영했다.

실제 한국은행·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가구의 주택 가치, 그중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은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등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 들어 약보합세를 유지했던 제주지역 주택 매매 가격은 지난달 연립주택이 마이너스(-0.2%)로 돌아서는 등 서민 거주자의 대출 상환 여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포함한 빚을 갚을 길이 막연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과 달리 토지 매물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현물 자산 확보에 대한 기대 심리를 반영했으며 점포를 포함한 상가 매물은 3년 넘게 낙찰가율이 50%에 못 미치면서 투자처로의 매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은 매물이 경매 시장에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실수요는 물론이고 투자 목적의 관심만큼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