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날씨 이어지며 당근·감자 농경지 일부 침수
참깨 건조도 포기…'볼라벤' 북상에 잔뜩 긴장

집중호우로 일부 농경지 침수 피해를 입은 제주 동부지역 당근·감자·콩 재배농가들이 초강력 태풍 제15호 '볼라벤'의 북상으로 더 큰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4일 오전 11시까지 구좌 314㎜, 성산 400.7㎜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23일 하루에만 구좌 210㎜, 성산 231㎜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난 15일 이전에 파종을 끝낸 당근 농경지를 비롯해 최근 파종한 가을감자 농경지의 일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파종후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가 21일부터 내렸지만 23일 200㎜ 이상의 폭우로 강수량이 너무 많아 낮은 지대의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수확한 참깨도 마찬가지다. 참깨를 말린후 알곡을 털어내야 하지만 계속되는 비날씨로 포기, 비닐로 덮어 물에 젖는 것을 막고 있다.

특히 최대 풍속 초당 48m, 예상 강우량 100~200㎜의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 '볼라벤'이 27·28일 제주에 직간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가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어린 싹이 갓 돋은 당근의 경우 또다시 강한 비바람에 꺾이거나 침수되면 재파종도 불가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게다가 꼬투리가 여무는 시기에 접어든 콩도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농가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강종규씨(63·구좌읍 상도리)는 "23일 폭우로 당근밭이 침수되고, 최근 파종한 가을감자도 마찬가지"라며 "토양에 빗물이 가득찬 상황에서 또다시 태풍으로 침수·유실 피해를 입지나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태풍 볼라벤은 24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55h㎰, 최대 풍속 초속 41m·시속148㎞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840㎞ 부근 해상에서 시간당 17㎞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기상청은 볼라벤이 올해 한국에 근접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한 대형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 각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당근 재배면적은 구좌 1088㏊, 성산 261㏊로 파악됐다.박훈석 기자·윤주형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