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항 앞서 중국어선 2척 침몰·좌초로 5명 사망·10명 실종
초속 43.8m 강풍에 712㎜ ‘물 폭탄’…1차산업도 피해 막심

▲ 태풍 ‘볼라벤’상륙으로 인해 거센 파도가 제주해안을 강타한 가운데 중국 저인망 어선인 월강성어 91105호가 사계포구 해안에 좌초, 제주해경청 특공대와 서귀포해경 122구조대가 위험을 무릎쓰고 선박에 고립된 선원 11명을 구조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중국어선의 침몰·좌초로 5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제주도에서 관측된 순간 최대 풍속은 윗세오름 43.8㎧, 한라산 진달래밭 41㎧, 가파도 40.9㎧, 제주시 37.5㎧, 성산 34.2㎧, 서귀포 34㎧ 등으로 강한 바람이 제주를 강타했다.
 
지난 27일부터 28일 낮 12시까지 제주 지역 강우량은 윗세오름 712㎜, 어리목 547㎜, 제주시 305.9㎜, 서귀포 121㎜, 성산 108㎜, 고산 66㎜ 등이다.
 
이처럼 강한 바람과 많은 강우량을 기록하면서 정박 중이던 중국어선 2척에서 침몰 사고 등이 발생, 5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되는 등 태풍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서귀포시와 제주도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28일 새벽 2시40분께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 1.8㎞지점에 정박하고 있던 중국어선 1척이 침몰했고, 1척은 좌초됐다.
 
어선 침몰로 이들 배 2척에 타고 있던 선원 33명 가운데 5명이 숨졌고 10명은 실종, 18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특히 제주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도 전역에서 4만6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대부분 강풍으로 인한 단선 사고에 의한 것으로 28일 오후 4시 현재 85% 가량 복구된 상태지만 암흑 속에서 태풍을 보내야 했던 주민의 불편이 컸다.
 
월파 피해 우려 등으로 제주시 31가구·60명, 서귀포시 49가구·106명 등 모두 80가구·166명이 안전한 지대로 대피했고, 신호기와 가로등, 가로수, 차량 등이 바람에 파손됐다.
 
또 주택 2동이 물에 잠겼고, 선박 5대가 침몰하는 피해 등도 발생했다.
 
제주 서부 지역도 강풍으로 인해 건물 외벽이 통째로 뜯겨 나가는가 하면, 신축 중이던 조립식 공장 건물 지붕도 바람에 모두 날아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애월읍 하귀리 비닐하우스 10동이 강한 바람에 힘없이 내려앉는 등 도 전역에서 비닐하우스 피해가 발생했다.
 
여객선과 마라도 등을 오가던 도항 선 등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여객선 운항이 지난 26일 오후 4시30분부터 전면 금지됐고, 제주노선 항공기도 지난 27일 오후 3시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항공기 400여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도내 각급 학교도 임시휴업을 했고, 학교 시설도 파손됐다.
 
제주시 신광초등학교에서 조립식 건물인 풍물실(253㎡)이 바람에 완전히 파손됐고, 대기고·서귀초·사계초 지붕 일부가 바람에 날아갔다.
 
도내 초·중·고등학교 47곳도 28일 임시휴업 했고, 54개교는 단축수업을 했다.
 
이외에도 간판 안전조치 등 350건이 응급조치됐고, 낙석 피해가 우려되는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500m 구간 등 도내 도로 10개 구간에 대한 교통통제도 이뤄졌다.
 
감귤 등 농작물을 비롯한 1차 산업 관련 피해가 본격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하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14호 태풍 '덴빈(TEMBIN)' 28일 오전 9시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남쪽 약 250㎞ 부근 해상에서 시간당 34㎞의 속도로 제주를 향해 이동, 오는 30일 오전 9시 서귀포 남서쪽 약 29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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