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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웃음꽃은 시들지 않아요"[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4. '꽃자매' 지혜·지윤이의 작은소망
한 권 기자
입력 2012-09-03 (월) 21:34:46 | 승인 2012-09-04 (화) 09:39:02 | 최종수정 2013-12-09 (월) 20:37:52

'40년 가업' 꽃집 문닫고 창고집 생활···"단란했던 그리움 간절"

한때 지혜(10·가명)·지윤(9·가명)이 자매는 꽃 자매로 불렸다. 할아버지에 이어 아버지까지 대를 이어 40년동안 꽃집을 운영하면서 붙여진 애칭이다. 넉넉지 않지만 소박한 행복은 할머니와 아버지의 건강 악화와 맞물리며 무너져버렸다. 사계절 꽃으로 가득했던 환경은 신기루마냥 사라져 버리고 창고로 쓰던 간이건물이 집이 됐다. 이제는 누구도 지혜 자매를 꽃집 아이들로 부르지 않는다.

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 한창 엄마 손이 절실한 자매는 서로를 의지하는데 익숙해졌다.

   
 
  ▲ 지윤이가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후 곰팡이가 핀 욕실에서 웅크리고 앉아 손을 씻고 있다.  
 
호사다마라고 할머니가 3년간 병원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나신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간경화와 폐질환 판정으로 병원 신세를 지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경영이 어려워진 상황에 아버지마저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할아버지 때부터 가업처럼 이어오던 꽃집 문을 닫게 됐다.

아버지 대신 가장이 된 어머니가 생계를 꾸리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휴게 음식점에서 일을 하면서 뭐든지 자매끼리 알아서 해야만 했다. 그때가 2010년 언니인 지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였다.

토요휴업일 확대로 여행을 간다 자랑하는 친구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눈물을 참은 적도 있다.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자매는 예전처럼 가족들이 꽃을 가꾸며 사는 그 때로 돌아가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창고를 개조한 이름뿐인 집은 비만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샌다. 올 여름을 나며 습기로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었지만 변변히 환기도 못하고 지냈다. 태풍 볼라벤에 화장실 일부가 파손되면서 불편은 더 커졌다.

여름보다는 겨울이 더 걱정이다. 간이 건물에 보일러는 언감생심, 전기장판에 이불로 추위를 피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대상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허름한 '집'마저 의료보험료 미납으로 압류된 상태다. 갚아야 할 빚이며 생계비까지 혼자 무거운 짐을 짊어진 어머니의 힘은 다름 아닌 지혜·지윤이 자매다.

학교 성적도 우수한데다 집안일도 척척해내는 두 딸이 없었다면 지금의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지윤이 어머니는 "아이가 5월 글짓기 대회에서 가족 이야기로 상을 받았다"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눈물만 났다"고 털어놨다.

또 "아직 어리고 창고 집 생활이 불편할 텐데 엄마 걱정을 더 많이 해준다"며 "예전처럼 많은 꽃은 아니더라도 아이들 얼굴에서 웃음꽃만은 시들지 않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
한 권 기자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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