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관광단지는 정부가 제주를 국제적 종합휴양단지와 관광거점도시로 육성한다는 전략아래 지난 78년 첫 삽을 떴다.한국관광공사는 당초 78∼2001년 서귀포시 색달·중문·대포동 일원 356만2000㎡에 1조3988억원을 투입해 순차적으로 중부·동부·서부지구를 개발하는 중문관광단지 계획을 수립,추진중이다.

 이에따라 중부지구(78∼2000년)는 4773억원이 투입돼 도로·녹지·하수처리장등 기반시설이 완료됐고 현재 1452억원을 쏟아부은 동부지구(96∼2001년)는 아직까지 기반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서부지구는 취소됐다.

 △얼어붙은 중문관광단지=기반시설이 완료된 중부지구는 22개 부지중 호텔등 3곳이 미분양됐다.또 96년부터 분양을 시작한 동부지역도 14개 부지중 컨벤션센터·콘도등 고작 2곳만 분양이 이뤄지는등 극도로 분양이 부진하다.

 게다가 동부지역 기반공사도 전체 계획의 20%수준에 머물러 연내 완료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입주업체 상당수가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다.호텔그린빌라제주가 최근 부도처리됐고 해양센터의 관광호텔 공사가 중단됐다.여기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수십억대의 호텔부지와 짓다만 건물을 매입만 해놓고 진척상황이 없다.

 △중문관광단지 앞길=한국관광공사는 구조조정차원에서 지난해말로 제주지사를 폐쇄할 계획이었으나 관광단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기구를 대폭 축소시켰다.이에따라 동부지역 기반공사에 투입될 400억원의 확보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는등 향후 개발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부·동부지역의 원활한 분양도 여전히 미지수다.몇년전만해도 재벌소리를 듣던 대그룹들은 ‘구색’을 갖추기위해 호텔등 관광개발에 뛰어들었으나 IMF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이젠 아예 발을 빼고 있다.LG그룹이 한때 호텔건립을 위해 동부지역에 부지를 확보하고 중도금까지 지불했으나 IMF후에 해약 한 것이 단적인 예.게다가 외국자본의 유치도 쉽지않다.

 이 때문에 제주관광의 첨병이자 단지형 개발방식의 모델로 불리는 중문관광단지가 클린턴 미대통령을 비롯한 외국 정상들이 줄이은 방문등으로 ‘평화의 섬’구상의 발상지가 되기도 했으나 부진한 분양과 입주업체들의 부도사태등 악재가 겹치면서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이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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