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제주지점 폐점…도지사 요청 수용 않아
도미노·지역세 약화 우려

극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 증권사들의 '덩치 줄이기' 여파가 도내 경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시 침체로 수익이 급감한 증권사들이 잇따라 지점을 축소하거나 통폐합하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 제주지점이 지난달 31일 문을 닫고 부산지점으로 통합됐다.

메리츠종금증권 제주지점은 예탁자산이 600억원에 육박하는 양호한 실적을 올려 대표적인 거점 지방 지점으로 꼽혀온 곳으로 지난 15년 동안 건실한 영업실력을 쌓아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앞서 지난 7월 20일 리테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점 대형화를 추진한다며 총 32개 영업지점 중 제주를 포함 전국 12개 영업지점을 폐쇄를 결정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까지 나서 제주지점 폐점 철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메리츠종금증권 제주지점 철수는 타 증권사 지점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제주 경제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사들에 따르면 올 상반기만 전국적으로 55개 지점이 없어졌고 추가로 32대 지점 폐쇄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561명이 직장을 잃는 등 고용불안도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의 경우 고용 승계 문제를 넘어 지역 일자리 확충은 물론 지역세 약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증권사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는 '고정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 우선순위가 되면서 지역 연고가 없는 경우 교통비와 주거 지원 등 비용 부담이 큰 제주지점이 입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그 동안 주로 중소형사 중심으로 지점 통폐합작업이 이뤄진데 이어 대형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도 지점 통폐합 작업에 동참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들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주로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거래를 하다 보니 오프라인 위주로 영업하는 지점은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며 "이런 이유들 외에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지점수가 계속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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