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민회 6일 간담회 개최
여성영화제 31편 출품작 확정
20일 개막작 '할망 바다' 눈길

여성의 쾌락, 동성애, 이주여성, 성을 바라보는 소녀의 시선, 이슬람문화 속 여성,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그리고 여성인 자신까지도 불편하게 바라보던 대상들이다.

불편함의 경계로 내몰리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 쉽사리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영화'가 손을 내민다.

20~23일 설문대여성문화에서 개최될 제13회 제주여성영화제는 '여/성, 경계에서 피어나다'를 주제로 내걸고, '여성'이 붙여지는 순간 생겨나는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막힘을 풀어내게 된다.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영화제집행위원회(집해위원장 안혜경)는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확정된 31편의 출품작을 발표했다.

이번 영화제는 △익숙한 낯섦 △뜨거운 분출 △소수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올해의 특별 섹션(여성 예술) △비경쟁공모작, 다섯 가지 섹션으로 나눠졌다.

늘 존재하는 차별의 현실을 낯설게 받아들이며 그 한계를 넘으려는 의지가 담긴 영화들에 일본 3·11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공동체 안 여성과 그들의 이야기 '3·11 여기에 살아'(일본)가 그 한 부분을 채웠다.

▲ 3.11 여기에 살아
그리고 여성의 건강과 욕망, '소녀'의 성장을 둘러싼 상황을 풀어낸 영화들 '지스팟, 여성 쾌락에 대한 이야기'(캐나다·19금),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노르웨이)가 낯설지만 흥미롭게 다가온다. '달빛 아래에서-야간고등학교의 기억'(일본), '이주여성의 체류이야기'(한국) 등은 억압받는 소수자들의 시선을 풀어내며, 이야기의 배경과 취지를 넘어 그 이후까지도 공유하게 만들 영화다.

▲ 할망바다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들 사이에서 제주 해녀를 소재로 다룬 '할망바다'(한국·애니메이션)가 유독 눈에 띈다. 비경쟁공모작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해녀이야기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로 토일렛(일본·캐나다)과 함께 당당히  개막작(20일 오후 7시30분)으로 선정됐다. 78세인 강두교 할머니의 음성을 따라 제주 여성이 생계를 위해 선택했던 물질, 그리고 지금의 아이들은 '바닷속 커리어우먼'이라 부를지 모를 '해녀'를 주목한 영화다.

"여성영화제 무대를 채울 이들은 여성이 아니다"는 여성영화제집행위원회의 말은 청소년과 그리고 성인 남성까지 모두를 초대하는 말론 대신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jejuwomen.tistory.com)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의=756-7261.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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