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대국의 청년보고서」(전영수 지음)=아무리 커다란 태풍이라도 그 징조는 나뭇가지를 살짝 흔드는 미약한 바람일 뿐이다. 그러나 순식간이다. 아무런 대비 없이 태풍을 맞았다가는 세상을 집어삼키는 태풍의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인류에게 고령사회는 괴물이다. 얼만큼의 위력으로 세계를 뒤흔들 괴물인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전영수 교수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고령사회의 변화에 대해 천착해왔던 전문가다. 이미 그의 전작 「은퇴대국의 빈곤보고서」는 고령사회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당시 한국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에도 한 발 앞선 그의 시선은 날카롭다. 모두들 노후대책에 관심을 쏟는 지금, 그는 오히려 '고령사회의 청년문제'에 주목한다. ㈜고려원북스·1만6000원.

 

 

 

 

「지식인」(이성재 지음)="과거의 지식인은 시대를 명료하게 해석해주었지만, 지금의 지식인은 시대의 어둠에 어둠을 더할 뿐이다." 오늘날 프랑스 철학자 레지 드브레의 이 탄식에서 자유로운 지식인은 많지 않다.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에 잠식당한 지식인 사회라는 현실에서 이 책은 '지식인이란 누구인가'를 묻는다. 이 고전적이면서도 첨예한 주제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 속에서 지식인이 어떤 역할을 해왔으며, 민하임·그람시·사르트르·촘스키 같은 사상가들은 지식인의 본질과 역할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 그리고 지식인이 대학·언론·자본주의·민주주의와 관련해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 등을 차례로 살펴보며, 마지막으로 오늘날 새롭게 요청되는 지식인상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책세상·8500원.

 

 

 

「한국시의 이론」(신진 지음)=이 책은 우리 현대시와 시문학사를 관통하는 원리들을 찾아나가는 한국시 연구서다. '차유(差喩)의 시학'과 '우리 시의 논리' 두 개의 부로 구성돼 있는데 '차유의 시학'에서는 은유화 환유를 넘어선 새로운 시의 축 '차유'를 다뤘고 '우리 시의 논리'에서는 근대의 전통서정시, 자생(自生)의 전위와 모더니티, 생태의식과 도서의식, 바다시 등을 시사적으로 조명했다. 자생 전위, 자생 모더니티 등 특히 '자생'의 의미를 강조함으로써 우리 시에 대한 주체적인 관심을 이야기하고 한국시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이 책은 산지니의 새로운 비평총서 '크리티카&'에 속하는 첫 번째 책으로 '크리티카&'는 '비평(critica)'과 '확장(and·&)'의 합성어다. 산지니·2만2000원.

 

 

 

「어두운 기억속으로」(엘리자베스 헤인스 지음·김지원 옮김)=엘리자베스 헤인스의 처녀작인 「어두운 기억속으로」이 영국의 한 독립 출판사에서 출간됐을 때만 해도 이 소설이 이토록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아무도, 작가 본인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가다롭다는 영국 독자들에게 평점 5.0의 리뷰를 700개 이상 받으며 이 책은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알려졌다. 결국 출간 1년이 채 안돼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가 됐고 스릴러 종주국인 독일이나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판권 계약이 체결됐다. 이후 뉴블러드 대거상, 워버튼 굿리드 어워드, 피플스 도서상 등 각종 문학상 후보로 올랐으며 2011년 아마존 영국 최고의 책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도서출판 은행나무·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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