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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살아가는 맛' 본다[우리는 '제주파(派)'] 18. 공예작가 공민식
고혜아 기자
입력 2012-10-08 (월) 09:30:47 | 승인 2012-10-08 (월) 09:45:56 | 최종수정 2012-10-20 (월) 19:55:20

섬 안이 주는 무한한 행복 '깨달음'
장애인공동체 'G·T'조성 '움트는 꿈'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창고를 개조해 나름의 작업실로 새롭게 손질했다. 허름한 공간에 적막한 기운마저 감돌았던 창고는 3년이 지난 지금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이름을 달고 공민식표 작품들로 채워지고 있다. 송진 냄새가 코끝에서 떠나지 않는 작업 공간에서 공 작가는 "제주에서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나무와 부대끼고 자연과 부대끼는 제주 삶을 자랑했다.

   
 
  ▲ 공예작가 공민식  
 

△살고 싶어 떠나온 '섬'

구좌읍 동복리,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앞에 끼고 공방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운영하는 공민식 작가(53)에게 제주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제2의 고향이다. 지난 1989년 12월 제주로 떠나와 3개월 동안이나 제주를 걸었다. 윗세오름 산장에 보름동안이나 머물 정도로 생각보다 긴 여행이었다. 느리게 천천히 살아가는 법을 배운 여행 이후 팍팍한 서울살이에 여유를 찾아줄 희망 공간으로 제주는 늘 공 작가의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지금은 공방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 공 작가는 제주로 오기 전 서울에서 '잘 나가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통했다. 많은 액수의 월급을 받고 남 부러울 것 없는 그야말로 '도시인'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을 한 숨도 자지 못한 채 꼬박 작업에만 몰두하는 생활이 7년 반째 접어들자 '죽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리고 "살아야겠다"는 일념 하에 속전속결 제주행을 택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고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공예가'를 직업으로 삼았다. 거칠고 투박했던 나무를 잘 보듬는 제주 생활에 '걸으며 느끼는 자연'을 누리게 됐다. 살기 바빠 잊고 살았던 '자신'까지도 찾게 됐다. 비록 '돈'에서 자유롭게 해방되지는 못하지만 자연이 주는 행복은 무한하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 장애인 공동체 G.T  
 

△장애인 공동체 만들기

공방 내 작품을 소개하는 공 작가의 팔이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먼저 묻지 않았지만 '3급 장애인'이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조금 불편할지 모르지만 생활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공방에 걸려있는 작품으로 손을 뻗었다. 작품명은 장애인 공동체 'G(Givin) T(Tree)'.

G와 T모양으로 그려진 건물은 장애인들이 일하는 사무실, 제조실, 기숙사, 식당, 회의실 등이 들어설 공간으로 그려졌다.

공 작가는 "한 때 장애인 회사를 다녔었는데 '안쓰럽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그들을 그저 돕기보다 자립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고 장애인 공동체까지 꿈꾸게 됐다"고 마음에 움트고 있는 꿈을 꺼내보였다.

공 작가는 "지금 만들어 놓은 작품들은 훗날 장애인들과 작업할 견본품"이라며 "'G·T'를 교육과 취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목수였던 터라 공 작가는 "DNA에 송진이 박혀있다"는 우스갯소리를 건네며 '공예가'로 살아가는 제주의 삶에 응원 목소리를 높혔다.

"사실 막내 아들도 장애를 갖고 있다"며  "'쭈쭈 까까'라며 졸라댈 때 마다 다 사줄수는 없지만 자연과 뛰노는 아들 녀석의 웃음에 다행스럽다"는 공 작가가 나지막히 말을 건넨다. "제주는 그런 곳이다. 살아가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고혜아 기자.

 

고혜아 기자  kha49@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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