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한국부인회제주지부 소비자고발센터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외식문화와 함께 새로운 커피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2012년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커피에 대한 국민적인 사랑은 커져가고 있다. 작년 한해 국내 원두 수입량을 기준으로 볼 때 하루 커피 소비량은 약3700만 잔으로 경제활동인구 2400만명이 하루에 한잔 반씩 소비하는 셈인데 과거 인스턴트커피에서 느끼지 못했던 차별화된 맛과 향을 강조하면서 원두커피 문화가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듯 커피 소비의 보편화와 고급화의 시점에서 제품 선택을 위한 소비자정보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원재료를 100% 수입하는 원두커피의 경우 원산지표시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뿐 아니라 기호 등을 파악하는데 필수적인 정보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커피 원산지판정기준을 기존의 원두생산국에서 원두가공국으로 변경하였다. 따라서 '어느 나라에서 재배되는 원두인가'가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 볶은 원두인가'를 기준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원두커피의 원산지를 표시하고 있다. 금번 변경조치는 "볶음(로스팅)과 원료혼합(블랜등)등의 가공은 단순한 제조과정이 아니라 고도의 노하우가 집약된 기술이고 이를 통해 커피의 실질적 변형이 발생한다"라는 커피업계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해당 제품이 혼합원료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없고 국내에서 가공과정을 거쳐 제품화되는 많은 원두커피의 경우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커피와 같이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원산지는 원료를 생산 혹은 재배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커피원산지 인식에 따른 오인과 혼돈의 문제가 우려된다. 
 
현재 국내 원두커피시장의 성장과 소비형태 등을 볼 때 원두커피의 다양한 유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에서 가공된 커피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원두생산국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의 커피선택을 위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향후 생산국과 가공국의 병행표시 등과 같은 방법으로 원산지제도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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