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신문고 현장가다>

▲ 소남머리 담수욕장이 욕탕에서 물이 자주 넘치고, 야외 족욕시설은 물이 고여 이끼와 녹조가 심각하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와 송산동, 마을회, 시공업체 관계자는 18일 현장을 점검했다. 김용현 기자
비만 오면 남탕 넘치고, 족욕시설 이끼·녹조
행정·마을회·업체 점검, 급수·배수시설 개선키로

저는 지난 8월에도 글을 올렸는데 두 달여가 지나도 아무런 진척이 없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송산동에 절벽 중간쯤에서 콸콸 쏟아지는 천연자연의 화산 암반 용천수 물을 맞으며 목욕할 수 있는 소남머리는 서귀포의 자랑이자 소중한 보물입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보물이 많은 돈을 들여 새롭게 단장한 후로는 아주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큰 비만 오면 물이 바닥위로 넘쳐 흘러 이용을 하기 매우 불편해졌기 때문입니다. 소남머리 담수욕장의 물이 바닥 위로 넘쳐난다면 이는 분명히 설계와 시공이 아주 잘못된 것이며 이를 제때에 복구를 하지 않는 것도 행정의 직무유기가 아니겠습니까. 빠른 시일내에 복구공사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0월15일자 제민신문고>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편의제공을 위해 조성된 소남머리 담수욕장이 잘못된 설계와 시공, 사후관리부실 등으로 인해 오히려 불편을 주고 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도는 2010년 서귀포시 송산동 자구리해안 인근에 9억6500여만원을 투자해 소남머리 담수욕장 등을 조성했고, 관리와 운영을 서귀포시와 송산동에게 인계했다.

그러나 소남머리 담수욕장은 올 여름부터 상당량의 비가 내리면 남자욕탕에서 담수가 자주 넘쳐 바다로 흐르면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담수유입량에 대한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배수구가 작고, 개폐하기 어려워 남자욕탕의 수위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지난 8월 소남머리 담수욕장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제대로 조치되지 않아 이달초에 또 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송산동, 송산동마을회, 시공업체 등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소남머리 담수욕장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소남머리 담수욕장은 남탕에서 물이 넘쳐 바다로 흐른 자리에는 녹조와 이끼가 심하게 발생해 악취가 심했다. 태풍 '볼라벤' 등으로 인해 욕탕과 난간 등 시설 곳곳이 파손된 상태다.

이날 송산마을회측은 "남탕이 자주 넘치는 이유는 담수유입량이 많은 것보다는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며 "배수구 구조가 이상하고, 수압 등으로 인해 덮개를 열고 닫는데 너무 힘들다. 담수조절밸브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쉽게 망가진다"며 설계와 공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남머리 담수욕장에 있는 3개의 야외 족욕시설은 배수시설이 돌과 이물질로 막혀 물이 고이면서 녹조와 이끼가 심하게 발생했고, 모기유충까지 득실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남탕의 경우 담수유입조절밸브와 배수구에 대한 개선공사를 실시해 물이 넘치는 문제를 바로 잡겠다"며 "야외 족욕시설의 경우 배수구에 이물질이 끼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와 송산동 관계자는 "8월에 처음 민원제기 당시 대대적인 보수·개선사업을 실시하려 했지만 태풍피해로 현재까지 못했다"며 "예산 6700만원을 투입해 다음달부터 담수욕장 태풍피해 복구와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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