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철 도로교통공단 제주도지부 교수>

   
 
     
 
대부분의 운전자는 속도를 올리거나 내릴 때 속도계에 표시되는 객관적인 정보보다 시각적인 정보와 신체의 감각적인 정보를 종합한 주관적인 인상에 의해서 결정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주관적인 속도는 객관적인 속도보다 느리게 느껴지기 때문에 속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운전자는 항시 계기판을 주시하며 자동차를 지배할 수 있는 속도로만 운전해야 한다.

진행속도가 빠르면 운전자의 반응시간 동안 이동하는 공주거리가 길어지며, 관성작용으로 제동거리도 길어진다.

건조한 도로(반응시간 1초, 마찰계수 0.8)에서 정지거리를 계산하면 40㎞/h일 때 약 19m, 80㎞/h일 때는 약 54m가 필요하다. 즉 속도는 2배 증가하지만 정지거리는 약 3배가 증가한다.

충격력은 40㎞/h로 진행하는 자동차가 고정된 벽에 충돌하면 약 7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충격력과 비슷한 반면에 80㎞/h일 때는 약 26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충격력과 비슷하다. 속도가 2배 증가하면 충격력은 4배가 증가하기 때문에 교통법규위반 중 과속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다른 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높다

또 속도가 빨라질수록 운전자 시야는 좁아지고 시력도 떨어져 주변 위험물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고속주행이 사고의 일차적 원인이 아닐지 모르지만 운전자의 다른 법규위반, 자동차의 기계적 결함, 운전자의 판단 잘못 등이 고속주행과 겹쳐지면 사고를 일으키게 되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바쁘다는 이유로, 설마하는 마음으로, 운전자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 안전운전을 등한히 하는 운전자들에 의해 얼마나 많은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는가를 한번쯤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그릇된 풍조가 '사고를 내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 교통사고를 야기 하는 주범이며, 한순간의 방심이 타인의 인생을 짓밟아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운전을 함에 있어서 열정과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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