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내년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 과제는
RFID 오작동·카드 분실사례 등 속출
종량제봉투 사용시 악취 등 불편 초래
지역별 처리방식 달라 주민 혼선 우려

   
 
  제주시내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의 카드 관리 소홀로 분실사례가 잇따르면서 RFID를 작동하지 않고 있다. 한권 기자  
 
내년 1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을 위해 해결돼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음식물폐기물자동계량장치(RFID)의 오작동과 종량제봉투 사용으로 인한 불편 등 각종 문제점이 제기되면서다. 더구나 지역별로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이 달라 주민 혼선도 우려되고 있다.

△RFID 이용 문제 속출

내년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현재 시범운영 중인 RFID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50세대 이상 공동주택 92개 단지에 RFID 430대를 설치, 시범 운영 중이다. 서귀포시도 50세대 이상 공동주택 43개 단지에 82대를 구축했다.

하지만 RFID 오작동 등 이용 불편과 카드분실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제주시내 한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의 카드 관리 소홀로 분실사례가 잇따르면서 RFID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

일반 음식물수거함처럼 손으로 덮개를 열어 음식물을 비우는 등 시범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일 현재까지 카드분실에 따른 재발급건수가 994건에 이르는 등 하루평균 10여건의 카드분실이 발생하고 있다.

또 시범운영 중 집중호우나 강풍, 수거함 고정 위치 등에 의한 기계 오작동과 수거함 연결고리 파손, 외부충격에 따른 고장 등도 빈번한 실정이다.

특히 관리인이 없는 주택은 음식물수거함이 가득 찰 경우 용기 교체가 이뤄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도 배출자 카드 미소지로 인한 무단배출과 일부 아파트의 관리자 업무과중에 따른 설치반대도 이어지고 있다.

주부 정모씨(56)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보니 카드를 깜빡하거나 작동이 안될 경우 다시 올라가야 해 여간 힘든 게 아니”라며 “지금이야 무상이라 불편을 감수하고 있지만 유료화되면 그때는 민원소지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량제봉투 사용 불편

 

내년 1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에 따라 보급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용봉투 사용에 따른 불편도 예상된다.

이 종량제봉투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RFID가 설치되지 않은 제주시·서귀포시 동지역 주택에서 사용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종량제봉투 제작에 들어간 상태며, 2ℓ 판매가격은 1매당 36원, 3ℓ 판매가격은 1매당 54원이다. 또 5·10·20ℓ 판매가격은 각각 90·180·500원으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가연성 종량제봉투와 동일하다.

문제는 종량제봉투가 음식물쓰레기로 채워질 때까지 집안에 보관해야 한다는 점이다. 용량이 큰 봉투를 사용하는 가정일수록 음식물쓰레기를 보관해야 하는 기간도 길어지면서 악취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종량제봉투가 찢겨지면서 음식물이 새는 상황도 발생, 민원이 우려되고 있다.

종량제 봉투를 구입할 때도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5·10·20ℓ 용량의 종량제봉투는 관계없지만 내년부터 새롭게 판매되는 2·3ℓ 용량의 봉투가격이 ‘원단위’라는 점 때문이다.

결국 마트 등에서 2·3ℓ 용량의 종량제봉투를 낱개로 구입하기 위해선 구하기조차 힘든 1원짜리 동전으로 계산하거나 카드 결제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2·3ℓ 용량의 종량제봉투를 10개 단위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은 봉투를 사야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복잡해진 처리방식 혼선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으로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이 2가지 형태에서 3가지 형태로 복잡해지면서 주민 혼선이 우려된다.

현재 제주시·서귀포시 동지역은 클린하우스에 설치된 수거함을 통해 수수료 부담 없이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읍·면지역은 음식물쓰레기를 일반쓰레기와 함께 가연성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RFID방식과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용봉투로 배출하는 방식, 가연성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방식 등 3가지 형태로 바뀐다.

동지역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만 종량제 시행에 맞춰 달라질 뿐 읍·면지역 처리방식이 개선되지 못하면서다.

음식물자원화시설의 처리능력 때문이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만으로도 음식물자원화시설이 포화, 읍·면지역 음식물쓰레기를 반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이 종전보다 복잡해지면서 주민 혼선이 우려되는 만큼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경필·한권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