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인문학」(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 엮음)=서울역을 지나다니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이들이 있다. 흔히들 말하는 노숙인이다. 행인들 대부분은 그들이 마치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 듯 눈길조차 피하곤 한다. 우리는 종종 거리에서 배식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노숙인 행렬을 본다. 그들은 밥을 바닥에 쭈그리고 앉거나 선 채로 식사를 한다. 노숙인들은 이를 '개밥 먹는다'고 표현한다. 성프란시스대학을 세운 임영인 신부는 노숙인을 혐오하는 시선만큼 노숙인을 동정하는 시선 또한 노숙인들의 자존감을 짓밟는 행위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노숙인들이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인문학'이 도움이 되리라고 보았다. 현재 성프란시스대학 총장인 여재훈 신부 또한 인문학에서 노숙인들이 일어설 용기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엄성과 긍지를 회복하는 것이 인문학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도서출판 삼인·1먼8000원.

 

 

「책, 인생을 사로잡다」(이석연 지음)=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나는 독서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80년이라는 세월을 바쳤는데도 아직까지 그것을 다 배웠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80년을 다 바쳐도 다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는 괴테의 말은 독서의 어려움에 대한 토로라기보다는 독서방법이 그만큼 다양해 끝이 없다는 심정을 밝힌 것이다. 그것은 어느 하나의 방법만이 독서법의 정도라고 고집할 수 없다는 의미와 상통하는 것으로, 독서는 개인의 경험과 기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독서방법은 개인의 독서경험이 특화된 모종의 '기술'이다. 자신만의 독서 노하우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독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지방대를 나와 사법시험과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 법제처장을 지낸 아웃사이더 이석연씨의 노마드(nomad) 독서법이 공개된다. 신국판·1만2800원.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곽수종 지음)=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삼성경제연구소의 수석연구원, 미국 경제연구소의 객원연구원, 미국대학교의 겸임교수 등 경제전문가로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세계경제를 읽고, 그 속에서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를 분석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읽기의 세계편이다. 이 책은 우선 세계경제의 흐름 읽기부터 시작한다. 현재 세계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위기 이후 세계경제질서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2017년까지 위기는 계속되고, 앞으로 2013년과 2014년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가올 '경제폭탄 돌리기'의 시발점은 중국발 경제위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경제위기 후 세계경제 질서의 향방, 유럽경제 위기의 원인과 해결책, 중국경제의 급부상과 위험 요인 등에 대해 경제전문가로서의 시각이 돋보인다. 신국판·1만4800원

 

 

「펭씨네 가족」(케빈 윌슨 지음·오세원 옮김)=2011년 미국 뉴욕 도서전에서 33세의 젊은 신예 작가 케빈 윌슨의 첫 장편소설 「펭씨네 가족」의 원고가 공개됐을 때 언론과 평단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북리스트'는 "이 소설이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퍼블리셔스위클리'는 2011년 뉴욕 도서전 관련 이슈를 정리하는 기사에서 "올해 미국 도석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소설"로 꼽았다. 또한 오렌지상 수상작가 앤 패쳇은 이 소설을 '천재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어바웃 어 보이'의 작가 닉 혼비 역시 "다른 말이 필요없다. 그냥 이 책을 사라(just but it)"이라고 추천하는 등 동시대 최곡의 작가들에게서도 극찬을 받았다. 출간 직후 이 소설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및 인디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고 2011년 '타임' '커쿠스리뷰' '북리스트' 최고의 소설 톱10, '피플' '에스콰이어' 최고의 책 톱10, 아마존·반즈앤노블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도서출판 은행나무·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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