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2014년까지 전체 도입 방침…과목중점형 선택 가닥
반쪽짜리 교과교실제 전락 우려, 학생들 위화감 등 개선 필요

지난주 열린 제주시·서귀포시교육지원청 대상의 행정사무감사에서 교과교실제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다. 학생들이 필요한 수업을 선택해서 교실을 이동하도록 한 교과교실제의 문제점과 한계를 교육당국이 개선하기보다 계속해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4년까지 전체 중·고교에 교과교실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인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낮은 만족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2009년 도내 8개교에 대해 교과교실제를 지정, 2010년부터 운영해 온 것을 시작으로 현재 중학교 11개교·고등학교 10개교 등 21개교로 확대 운영중이다.

또 2014년까지 6학급 미만 학교 8개교를 제외한 모든 중·고교에 대한 지정을 완료하고 △2013년 34개교 △2014년 51개교 △2015년 67개교 등으로 교과교실제 운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교육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되면서 학생들의 낮은 만족도와 예산확보의 어려움 등의 난관에 부딪혀 교과교실제의 제대로된 정착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현재 전 과목에 걸쳐 학생들을 수준별로 나눠 진행하는 '선진형 교과교실제'와 일부(2과목) 과목에 한해 진행하는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로 나눠 실시하고 있으며 제주제일고와 서귀포고 2개교가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 중이다.

지난 7월 실시된 도교육청의 '교과교실제 운영에 대한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선진형 고등학교 2개교 1608명 학생들에 대한 만족도는 전체의 40%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28%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목중점형 고등학교 8개교 학생 4042명은 전체의 20%가 부정적, 34%가 긍정적인 답변을 하며 대체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과목중점형' 운영 가닥

시범운영 3년차인 도교육청의 고민은 깊다.

앞으로 고등학교 학생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 가운데 교과교실제 환경을 갖추기 위해 증축 등의 과감한 시설투자를 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다. 그렇다고 당장 학생수가 확연하게 감소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2014년까지 교과교실제를 전 학교가 운영하는 데는 교실 부족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도교육청은 만족도와 예산 등 제주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우선 선진형 교과교실제 대신 일부의 교과과목에 한해 운영되는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를 신설 중·고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처음 취지와는 달리 교과교실제가 반쪽짜리 교과교실제로 전락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또 수업 집중도 저하, 하위권 성적 학생들의 심리적 위축 등 학생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고등학교 2학년인 A군은 "교과교실제를 하면서 학교 내 분실사고도 있었고 수준별 학습을 진행하다보니 능력있는 선생님만 똑똑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등의 위화감이 공공연하게 아이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학 입시와 교육과정 등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있지만 2014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른 수준별 교과서가 고등학교 등에 도입될 예정"이라며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학생들도 점차 교과교실제에 적응을 해나갈 것이고 수준별 교과서와 교과교실제 정착에 따른 학생들의 맞춤형 지도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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