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 금융권 쏠림 심화…대출도 꾸준히 늘어
주택담보, 저소득·저신용 대상 증가세에 부실 우려도

시중 부동자금들이 은행 등 금융권으로 쏠리고 있다. 증시 불안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굴릴 곳을 찾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도 돈 쓸 곳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금융권에 손을 벌리는 도민도 늘었다. 그나마 주택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담보가 있는 경우는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사금융을 찾을 수밖에 없는 등 곳곳에서 ‘힘들다’ 소리만 새어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9월을 기준으로 도내 금융기관의 여신과 수신 모두 크게 늘었다. 그동안 소극적인 형태를 이어가던 수신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금융권으로 돈이 몰렸다.

8월까지만 하더라도 314억원이나 빠져나갔던 예금은행 수신이 저축성 예금을 중심으로 9월에만 372억원 증가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역시 우대금리 적용 등 적극적인 예금 유치 등의 영향으로 전달 139억원에 이어 한달 사이 719억원이 집중됐다.

이들 흐름은 증시 불안과 함께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도내 주택 시장 경직 우려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 자금의 유입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리가 낮더라도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금융권들 역시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해 역마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우려 등으로 예금금리가 낮추는 등의 강수를 두고 있다. 이들 사정은 비은행금융기관일수록 심각하다. 돈 굴릴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인데다 시중 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할 수 없어 고민만 커지고 있다.

여신 역시 증가폭을 크게 확대하는 등 도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예금은행의 경우 추석 등 계절적 요인으로 중소기업 운전자금 등 기업 대출이 늘어난데 반해 가계대출은 감소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은 농어촌진흥기금 활용 대출과 햇살론 등 저신용·저소득자 대상 소액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었다.

문제는 이후다. 예금은행 가계 대출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큰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이 감소했을 뿐 주택담보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비소비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금리 갈아타기와 함께 주택 등을 담보로 생활비를 추가대출 받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예금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강화 방침으로 신용대출에 소극적인 사정까지 감안하면 사금융 풍선효과 등 가계 빚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의 경우 급전 융통 또는 채무 보전 성격이 강해 상황에 따라 악성 부채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이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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