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직업훈련 시스템 개선 절실

작년 도입된 내일배움카드제 부작용 속출
최고 45% 비용부담 중도포기자 등 늘어
도 고용센터 "제도 정착 등 개선방안 마련"

제주지역 실업자 직업훈련 시스템이 지난해 처음 도입된 내일배움카드제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취업을 위해 도입된 직업훈련 제도가 오히려 실업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개선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고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제주지역에 도입된 고용노동부의 내일배움카드제는 실업자가 필요한 훈련과정과 기관을 스스로 선택하고, 1년 동안 200만원 한도내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실업자재취업 훈련수강제도다.

하지만 내일배움카드제는 이전 전액 무료로 직업훈련과 달리 훈련과정에 따라 자부담 비율이 20~45%에 이르고 있다. 이는 그동안 취업의지가 없는 실업자도 직업훈련에 참가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해 훈련비의 일부를 자비로 부담, 훈련 실수요자 중심으로 직업훈련이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소득이 전혀 없는 실업자들이 매달 약 15~30만원에 이르는 자부담 훈련비용에 큰 부담을 갖을 수밖에 없어, 일부 실업자들은 직업훈련 참가를 꺼리거나 중도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한편 취업률도 크게 줄어드는 등의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도 고용센터가제주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내일배움카드제로 진행되는 일반실업자 직업훈련 참여자들의 취업률은 지난해 30.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10년 62.8%와 2009년 58.3% 비교해 절반 수준까지 급하락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일반실업자 직업훈련은 196개 과정에 1927명이 참여했고, 수료인원은 1430명인 반면 중도포기자수가 전체 참여자의 25.6%인 493명에 이르면서 취업자 467명보다 오히려 많은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2010년과 2009년 중도포기자 비율이 각각 12.2%(278명)·13.9%(362명)와 비교하면두배 내외 수준이나 늘어난 반면 취업자 수는 2010년과 2009년 1253명·1096명에 비해서는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실업자의 재취업을 위해 직업훈련 제도를 개선했지만, 오히려 결과는 실업자들의 재취업문을 더 좁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개선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도 내일배움카드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직업훈련 수료 후 직장에 취업한 사람에게는 자비부담금 전액을 환급하는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도 고용센터는 "지난해 취업률이 저조한 것은 처음 도입된 내일배움카드제가 아직 정착되지 않아 과도기적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또한 200만원 한도내에서 훈련수강이 가능해지면서 중간에 다른 훈련과정으로 갈아타는 사례들이 발생해 중도포기자 수가 늘어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도 고용센터는 "앞으로 훈련 실수요자 중심으로 내일배움카드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훈련과정을 다양화해 취업률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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