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귤연합회 내달1일부터 용역 추진
본격 출하 시기 비양심 행위 양산 우려

감귤 '1번과'처리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미온적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감귤출하연합회는 내달 1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노지감귤 국내 수요 및 품질기준 설정 연구'용역을 실시한다. 이번 용역은 그러나 상품 기준에 있어 1번과를 포함해 달라는 생산농가의 주문을 반영한 것으로 시기와 타당성에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제주산 노지감귤 생산량이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데다 1번과 비중이 높아 가뜩이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 이들 용역 자체가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농업기술원 등의 생산예상량 조사를 종합할 때 올해 제주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56만4000t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의 경우 48만 565t 출하에 4052억500만원의 조수익을, 2011년에는 54만9452t·4323억8200만원으로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1번과 비중이다. 규격(크기)별 열매 분포 조사에서 상품으로 유통되는 2~8번과가 평년(76%)보다 1.8%포인트 감소한 76.2%를 차지한데 반해 극소과로 비상품으로 분류되는 0~1번과 비율은 평년보다 12%p 높은 19.1%로 조사됐다.

실제 소비자 선호 등을 이유로 평년보다 많은 양의 0·1번과가 대도시 도매시장 등에 유통되며 전체 노지감귤 가격 약세가 우려되고 있다. 11월을 기준으로 한 노지감귤 평균 경락가격(10㎏)은 1만2349원으로 2010년 1만3262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1만2005원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다. 특히 10월중 1만2906원으로 지난해 1만6280원, 2010년 1만5499원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던 것과 비교하면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22일과 24일 최고 경락 가격이 각각 5만원, 4만8000원을 기록하며 최저 가격(3500원)과 무려 14배나 차이를 벌리는 등 일부 고품질 브랜드 감귤 시장 출하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

용역 시기도 문제다. 예년에 비해 1번과 시장 유통행위가 극성을 부리며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이들 용역을 진행하는 것은 자칫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한 비상품과 출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최근 10년 중 감귤 품질이 높은 만큼 출하 관리로 상품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시장결정력에 도움이 된다"며 "도 차원에서 확실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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