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노루 유해동물 지정 수면 위로
지난해 13억원 규모...보상금도 눈덩이
막대한 시설비 투입에도 피해 되풀이
교통사고 위험·식생 파괴 등 우려도

노루 개체 수 증가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면서 유해동물 지정방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한 울타리와 그물망 설치 등 대책 추진이 한계를 보이면서다. 심지어 노루와 차량간의 충돌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며, 한라산 식생 파괴 등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작물 피해 급증 ‘속수무책’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서식하는 노루는 2만500여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해발 600m 이하 지역에 서식하는 노루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1만7756마리로 파악되면서다.

이는 2009년 조사된 노루 개체 수 1만2881마리와 비교, 급증한 수치다.

문제는 노루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에 접수된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연도별로 보면 2009년 2억800만원, 2010년 6억600만원, 지난해 13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도에 접수되지 않은 농작물 피해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면서 농가에 지급되는 피해보상금도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는 노루 피해보상금으로 2009년 1억원을 농가에 지급한데 이어 2010년 1억4100만원, 2011년 3억9000만원을 지급했으며, 올해도 지난 9월말 현재까지 1억57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 울타리와 그물망 등 각종 시설을 설치하고 있지만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가 노루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농가에 지원하는 시설비는 2009년 2억9600만원, 2010년 2억3700만원, 2011년 3억4400만원, 올해 9월말 현재 5억원으로, 이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내년 노루 피해예방을 위한 시설 지원사업에 11억원이나 편성된 것으로 확인,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통사고·식생 파괴 우려도

노루 개체 수 증가로 인한 문제는 농경지뿐만 아니라 도로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차도에 갑자기 뛰어든 노루와 차량이 충돌하는 이른바 ‘로드킬’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주요도로에서 노루와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는 2005년 16건이었으나 2006년 22건, 2007년 99건, 2008년 114건, 2009년 119건, 2010년 111건, 2011년 111건으로 파악됐다.

또 올해 들어서도 123건의 ‘로드킬’이 제주도에 접수,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과거에는 주로 5·16도로나 1100도로 등 산간도로에서만 ‘로드킬’이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평화로나 번영로 등에서도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이밖에도 노루 개체 수 증가로 인한 한라산 식생 파괴도 우려되고 있다.

노루 뿔에 긁혀 껍질이 벗겨지거나 고사 위기를 맞는 등 피해를 입은 나무가 적잖게 발견되면서다.

이처럼 노루 개체 수 증가로 인해 농작물 피해와 ‘로드킬’이 급증하고 한라산 식생 파괴 등이 우려되는 만큼 인위적인 노루 개체 수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노루 개체 수 조절방식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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