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11. 한부모가정 성훈이네

아버지 폭력에 가정해체
남매 상처 딛고 도전한 꿈
경제적 장벽 막혀 힘든 길

아버지의 폭력으로 단란했던 가족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가정은 해체되고 성훈이 어머니와 아이들의 마음에는 깊은 상처만 남았다. 아픈 과거를 딛고 두 남매를 위해 어머니는 안간힘을 써 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지난날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아이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생길까봐 두렵고 무섭다.

▲ 성희는 태권도대회에서 받은 상과 메달을 볼때가 가장 기쁘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인 성훈이(17·가명)는 4개월간 학교를 걸어서 다녔다.

시나리오 작가가 꿈인 성훈이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상 문예창작 학원이 없어 온라인을 통해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도서관을 이용하며 동영상 강의를 듣고는 했지만 시간과 장소 등의 제약으로 원하는 만큼의 공부는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집안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컴퓨터를 사 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결국 교통비를 아껴 컴퓨터를 구입하겠다는 결심을 세우게 됐고, 매일 40분을 걸어서 등·하교를 했다.

어머니에게 '떼'를 쓰는 것이 아닌 자신을 꿈을 이루기 위한 결심이었고 행동이다.

성훈이 어머니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미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고, 뒤꿈치가 닳은 운동화를 보며 남몰래 운 적도 많았다.

태권도 사범이 꿈인 성희(13·여·가명)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하는 폭언과 폭력을 경험하며 자란 탓에 '주기성 구토 증후군'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그래도 각종 태권도대회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는데다 학업성적도 우수하고 모범 어린이상도 여러 차례 받는 등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성훈이 어머니에게 이런 두 남매는 희망이자 기쁨이다. 하지만 가슴 속에 있는 아이들의 상처를 느낄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온다. 

더욱이 남편과 이혼 후 자립하기 위해 억척스럽게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낡고 오래돼 곰팡이가 여기저기 핀데다 비만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샌다. 외풍이 심해 집안에서도 겨울점퍼를 입고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다.

복지센터에서 도우미활동을 하며 생계비를 벌고는 있지만 3개월 후에는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다 막내 딸의 병원비와 교육비 등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성훈이 어머니는 "아이들의 눈속에서 상처를 본다. 좋은 것만을 보고 자라야 할 아이들인데 너무나도 미안하다"며 "가난으로 꿈을 포기하거나 또 다른 상처를 받을까봐 하루하루가 두렵다"고 말했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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