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제2사회부 차장대우

'강남스타일'과 말춤으로 K팝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 싸이가 갑자기 반미(反美) 논쟁에 휘말렸다.  2004년 록밴드 '넥스트'의 객원래퍼로 '디어 아메리칸'을 불렀고, 공연에서 미군장갑차 모형을 부수며 반미감정을 극도로 표출했기 때문이다.

'디어 아메리칸'의 노래가사에는 미군에 대한 신랄한 욕설표현이 포함돼 있어 미국사회에서는 싸이가 반미주의자라며 비난여론이 커졌다. 특히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그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 콘서트에서 공연을 앞둔 상황이어서 미국내 싸이에 대한 반감이 더욱 거세졌다. 

싸이측은  '강남스타일' 열풍이 급격하게 식을 것을 우려해 신속하게 공식사과했다. 싸이는 사과문을 통해 "8년전 공연한 곡은 전세계 사람들이 그 당시 공감하고 있었던 반전시위의 일부로 이라크전쟁 당시 포로가 돼 희생당했던 무고한 시민들, 장갑차 사건으로 숨진 2명의 한국 여학생에 대한 깊은 애도 표출의 일부였다"며 해명했다. 또 "제가 사용했던 과도한 단어들로 인해 받은 상처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싸이는 공식사과후에 지난 9일(현지시각)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 콘서트 무대에 오르면 논란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싸이는 이번 사과에서 '디어 아메리카' 노래와 장갑차를 부수는 공연퍼포먼스 자체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 것이 아니며, 언어가 적절하지 못했고 표현이 심했다는 것에 대해 사과했을 뿐이다. 만일 미국사회가 싸이의 사과를 이해하지 않고 더 깊은 사과를 요구할 경우 당시의 랩과 퍼포먼스는 무작정 벌어진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당시 미군탱크에 치여 여중생 2명이 안타깝게 희생됐음에도 불구 사고 가해자인 미군병사는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대변했음을 알려야 한다. 2004년 당시 미국사회 내부에서도 자국정부의 이라크전쟁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거셌던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싸이의 사과에 대해 '경솔했다'와 '적절했다'로 나뉘며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K팝과 '강남스타일'의 인기를 이어간다는 이유로 우리의 자존심이 상처를 받아서는 절대 안되며, 실리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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