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논설위원

   
 
     
 
대선이 임박했다. 주말 유세에 많은 국민들이 모인다. 정책과 그 진정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투표 참여비율이 절대적 관건이 되고 있다.

과연 여성유권자들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투표할 것인지 기대가 크다.

최근 이 시대 여성들은 대한민국의 불안이 무엇이며 그 대안을 찾기 위한 '불안해소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필자가 소속돼 있는 단체를 포함한 한국여성단체연합 주도로 전국여성관련단체들과 함께 준비했다. 전국의 여성유권자들의 '불안'을 다양한 연령·상태·상황·지역·계층 등으로 분류, 청취·면담 방식으로 진행했다. 

여성들의 불안내용을 총정리하고 그중 500인을 원탁회의장으로 모이게 해 대안과 해법을 함께 모색한 귀중한 시간들이었다. 

학교졸업을 앞두고 취업걱정에 처한 여대생, 취업 불안과 생계비 부족 등 생계 공포에 잠 못 이루는 여성,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는데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임금을 받는 여성, 결혼과 출산의 경제적 부담으로 연애도 아예 포기하는 여성, 육아 때문에 회사의 일상적 눈치와 그 불안으로 재차임신과 출산을 포기하는 기혼여성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여성유권자 1000여명의 가장 큰 불안은 '일자리'와 '폭력'으로 조사됐다.

그중 30%는 취업걱정과 고용불안, 노동시장에서의 차별 등 일자리 불안을 1순위로 꼽았으며 성폭력과 '묻지마 범죄' 등으로부터의 여성안전문제를 2번째 불안으로 이야기했다.

또한 직접적인 생계곤란인 '금전'과 '노후'에 대한 불안이 3순위로 나타났고 '자녀돌봄' '교육' '건강' '정치사회' '주거부재' 걱정이 각각 순차적인 불안으로 조사되었다.

연령순으로는 10대가 폭력>일자리>금전>교육>정치사회>건강 순이었고, 20대는 일자리>주거>자녀돌봄>폭력>정치사회>금전>건강>노후>교육이었다. 30대는 자녀돌봄>주거>교육>금전>폭력>정치사회>일자리>건강>노후 순이었으며 40대는 교육>노후>금전>자녀돌봄>건강>정치사회>폭력>주거>일자리 순이었다. 그리고 50대 이상은 노후, 건강, 정치사회, 금전 등이 1순위의 걱정과 불안으로 나타났다.

국가의 책무인 실업자의 기본생계보장과 취업알선 그리고 정규직이 기본인 고용시장 안정과 고용에서부터 승급에 이르기까지 남녀차별금지조항을 적용한 성평등 여건조성으로 일과 가정 양립보장 등의 돌봄 복지를 국가가 잘 해결해야 한다는 절실한  목소리들이 불안해소 해법으로 제시됐다.

지난 2010년, 내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 항목에서 20대 여성의 65.2%, 30대 여성의 62.4%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20∼30대 여성이 현 정부의 가장 비판적인 세력으로 나타났음을 시사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2030여성유권자들의 가장 큰 불안인 '일자리와 폭력' 그리고 돌봄복지 해결은 18대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필히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재 대선유력후보들은 2030세대 여성 표심을 무척 고심한다.

예컨대 같은 여성임에도 그 후보에게 비우호적인 2030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결국 정책적 접근으로 나온 것이 '일하는 여성'공약 발표이다. 하지만 그 후보가 속한 옛 한나라당을 포함해 새누리당이 그동안 여성 관련 이슈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온 역사적 사실을 기초한다면 그 공약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것 또한 2030여성유권자들의 현 상황이기도 하다.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동질성은 있지만 여성유권자들의 느낌은 여성적 이미지인 '세심함·배려·평등' 보다는 '원칙· 소신·위기극복 능력' 등 남성적 이미지가 크다는 것이 이질적 느낌으로 공존한다. 그 이미지는 권위주의성으로 크게 부각돼 폭력의 상징인 권위성에 여성들의 저항은 존재할 수 있다.

결국 지도자가 정책적 접근을 한다는 것은 그 입장과 전달방식에 있어서도 세밀하게 비폭력적으로 접근돼야 진정성 있는 여성주의이다.

이에 2030여성유권자들은 지금까지의 삶의 불안을 투표로 말할 것이다.

12월19일 당당하게 투표로 표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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