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다량의 인골 완전하게 남아있는 첫 매장분묘
분묘연구 중요 자료·제주인 실체규명 분석자료 기대

▲ 금성리 유적 발굴 모습
약 700년전인 고려말기에서 조선시대 초기에 매장한 공동묘역이 해안마을인 제주시 애월읍 금성리에서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제주고고학연구소(소장 강창화)는 18일 금성리 발굴조사 현장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연구소는 지난해 5월 하수관거 작업중 인골과 유물이 발견됨에 따라 지난 7월30일부터 금성리 436-11번지 200㎡에 대한 발굴조사에 나선 결과 조사대상지내에서 토광묘로 판단되는 14기 분묘와 석곽묘로 추정되는 분묘 1기를 확인했다. 분묘 내부에서는 15개체의 인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분묘내에서 확인된 부장유물은 청동제 비녀와 청동숟가락, 골제장신구, 청자대접, 팔찌로 추정되는 구슬 9개다. 연구소는 이밖에 자기편들이 확인되고 있으나 교란구덩이에서 인골편과 함께 확인되고 있어 경작지 조성과정에서 상당수의 분묘가 파괴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앞서 지난해 9~10월 실시한 긴급 발굴조사에서는 무덤 12기와 11구에 이르는 인골과 분청사기 대접 미 접시, 청동수저 등의 유물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까지 확인된 인골은 모두 26개체다. 성별은 여성 5개체, 남성 3개체가 구분됐다. 연령은 성인이 5개체, 영아·유아·어린이는 13개체로 20대 미만의 인골이 전체 인골의 5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소는 분묘에서 출토된 부장유물과 절대연대를 검토할 때 유적의 시기는 14~16세기로 판단했다.
 
발굴조사 자문위원인 김재현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려말~조선초에 해당되는 다량의 인골이 거의 완전하게 남아있는 매장분묘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어른, 어린이, 유아, 영아 등의 인골이 집단 매장된 공동묘역으로 확인된 점은 형질학적·유전자학 분석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소측은 "금성리 분묘에서 확인된 완전한 보존 상태의 인골과 부장유물은 고려말~조선초 우리나라 분묘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며 "인골에 대한 형질학적 분석 및 유전자학 분석 등을 통해 중요한 자료들이 계속 검출되고 있어 앞으로 제주인(탐라인)의 실체규명에 좋은 분석 자료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700년전 인골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은 것은 이곳이 인골 보존에 적합한 알카리성 토양 때문으로 보인다. 김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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